유아교육의 공교육체제 확립에 대한 논의가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대통령 공약사항이기도한 유아교육법 제정과 관련 이미 지난해 1월 교육부 장관이 유아교육발전종합대채 수립을 지시했고 유아교육발전추진위원회도 구성돼 운영되고 있다. 비록 보건복지위에서 논의되고 있는 영유아보육법과 미묘한 관계에 있긴 하지만 이번 정기국회에서 유아교육법 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우리나라 유아교육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살펴본다.
유아교육 예산은 전체 교육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대에 불과하다. 200년도의 경우 교육예산 19조1720억2700만원중 유야교육예산은 2251억500만원으로 1.17%. 이는 선진국에 크게 밑도는 예산이다. 94년을 기준으로 볼 때 유아교육의 공교육비 투자비율은 미국 7.2%, 영국 2.3%, 프랑스 11.7%, 일본 2.2%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국·공립 유치원에 대한 재정지원은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 위주로 제한돼 교육의 질과 관련된 투자를 기대하기 어렵다. 전체 지원중 인건비에 74.4%, 운영비 11.1%가 소요돼 시설비나 자산취득, 자료개발에는 15% 미만으로 쓰이고 있다.
더구나 사립 유치원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은 미약해 사립 유치원의 운영 부실 및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 가중 원인이 되고 있다. 시·도교육청의 유아교육예산 지원현황을 보면 국공립에 97.3%, 사립에는 2.7%가 지원되고 있다. 유아교육의 공교육체제 확립을 위해서는 우리나라 유치원 교육의 77.4%를 담당하고 있는 사립유치원에 대한 재정지원을 점차 늘려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사립유치원은 원아의 수업료에 의존하기 때문에 사립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학부모의 학비 부담은 취원율 저조로 이어져 지역간, 소득계층간 유아교육 기회의 불평등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OECD 가입국의 유아교육 수혜율과 우리나라의 취원률을 비교하면 OECD 평균(96년 기준) 3세아 40.4%, 4세아 67.9%, 5세아 82.0%이고 우리나라는 3세아 9.7%, 4세아 24.7%, 5세아 43.2%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유치원은 시청각기자재 등 교육용 기자재 보급률이 저조해 학습여건도 낙후돼 있다. 사립유치원은 올해부터 교재·교구비가 지원됨에 따라 국·공립유치원에 비해 확보율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4176개 국공립유치원의 경우 프린터 73.8%, 실물화상기 27.6%, OHP 10.9%, 복사기 13.2%, 코팅기 73.9%이며 사립의 경우 프리터 102.2%, 실물화상기 39.2%, OHP 30.6%, 복사기 87.4%, 코팅기 90%이다. 시청각교육에 필수적인 실물화상기, OHP 보유율이 저조한 상황이다. 컴퓨터의 경우 정보통신 이용을 위해서는 교체 대상 기종이 21.6%에 달하고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기종이 16%에 달했다.
교육환경도 좋지 못한 상황이다. 공립 병설 유치원은 초등학교 유휴시설(강당, 차고, 현관, 창고 등)을 개조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초등 우선으로 교실을 배정하므로 2층 이상 층, 끝방 등 교육여건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시설에 배정을 받고 있다.
사립유치원의 경우 57.2%가 3학급 미만으로 영세해 운영의 내실을 기하기 어렵고 법인이 아닌 개인이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는 경우 16.1%로 임대료 부담 때문에 교실환경에 투자할 여력이 없고 영구시설이 아니라는 이유로 관심도 없어 환경이 열악한 상황이다.(서울의 경우 임대유치원이 32.8%)
또 유아들은 주로 교실 바닥에 앉아서 활동하기 때문에 바닥 난방이 필수적이지만 바닥 난방을 설치한 유치원 비율은 46.1%에 불과하다. 특히 공립 병설유치원의 72.1%가 바닥 난방이 안되고 있다. 사립유치원 교사의 58.4%가 월 평균 임금 80만원 미만으로 공립유치원 교사의 초임 월 평균 보수액 149만3000원(11호봉 기준)의 53.6%에 불과해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사립 유치원 운영은 주로 원아의 수업료에 의존하기 때문에 재정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는 교사의 인건비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