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로 3극점과 7대륙 최고봉을 정복한 세계적인 산악인 허영호씨(드림엔어드벤처 대표)가 지난 11일 인천서부교육청 ‘에듀셰르파’로 위촉됐다. 에듀셰르파는 인천서부교육청이 지난해 교육청 브랜드로 확정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가장 좋은 교육 안내자’가 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에듀셰르파로서 청소년들의 교육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허 씨를 만났다.
함평 나비축제를 비롯해 여러 지자체에서 홍보대사를 맞고 있는 허 씨에게 먼저 에듀셰르파를 수락한 이유를 물었다. 그는 “아이들에게 도전 정신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요즘 청소년들은 입시 위주의 교육에 매몰돼 점점 더 나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선진국의 역사를 보면 대부분 도전의 역사입니다. 과거 새로운 세상에 대한 탐험과 도전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이죠. 진취적인 사고방식은 교실 밖에서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학원 운영을 24시간 허용한다고 해서 선진국이 되는 것이 아니에요.”
허 씨는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을 많은 청소년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어린 학생들의 시야를 확대해야 넓은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초중등 학교에 강연을 나가 ‘내가 북극점을 갔다 왔다’고 하면 아이들은 TV에서 본 곳인데 뭐가 그리 대단하냐는 반응을 보일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영하 50℃는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어요. 청소년들의 안목을 키워주고 싶어요.”
또 그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세계의 역사·문화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교에서 배운 것이 실제로는 다른 경우가 많아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고도 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대륙 최남단을 희망봉이라고 하지만 실제는 봉이 없다. 희망곶이 맞는 표현인 것이다. 알래스카에 살고 있는 에스키모를 현지에서는 이누이트라고 부른다. 직접 확인하지 않고 외국 서적을 번역하면서 생긴 오류다. 허 씨는 틀린 표현이 계속 교과서에 나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씨는 요즘 우리나라 최초로 초경량비행기를 이용한 세계 일주를 준비 중이다. 세계 일주는 그의 어릴 적 꿈이었다. 그는 세계 일주를 하면서도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세계 곳곳의 모습을 생중계하는 것. “우리나라의 통신 시설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이것을 이용해 일주일에 한 시간이라도 할애를 해서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세계의 현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허 씨는 프로 산악인답게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높은 산을 오르는 것만이 등산은 아닙니다. 자신에게 맞는 등산화를 신고 3시간 정도 코스를 돌면 최고의 등산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