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육현장은 과연 평등한가. 교사들은 학생의 성별에 관계없이 진로 및 직업의식, 사회생활능력, 가정생활에 필요한 태도 등을 교육하고 있을까. 한국여성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학교내 성차별 실태조사 및 남녀평등의식 고취방안'(서울·대구·대전·광주 초중고 교사 300명-남교사 152명, 여교사 148명-대상 조사)연구에 따르면 여교사보다 남교사가, 초등학교 보다 고등학교에서 성 차별적 교육활동이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 선호 및 학업성취에서의 性차를 선천적인 것(54.1%)으로 보는 교사가 사회문화적 요인(45.9%)으로 보는 교사보다 많았다. 교사들은 남학생이 수학, 과학 등의 수리과목을 초등학교에서부터 여학생보다 더 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중고교로 올라가면서 특히 수학과목을 더 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학생의 경우 초등학교시절에는 국어 및 예능과목을, 학교급이 올라가면서는 영어, 사회과목 등 언어과목에 우수하며 수학 등 수리과목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클럽활동 학생선발에서 24.7%의 교사가 남학생에게는 체육, 운동중심의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클럽활동을 권장하고 여학생에게는 문예나 수예, 요리 등을 우선적으로 권장하고 있었다. 특히 남교사(28.3%)가 여교사(19.6%)보다 학생의 性에 근거해 클럽활동을 선별, 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교나 학급행사 등의 활동에서 지도자 역할을 하도록 할 때도 남학생에게 강조하는 경우가 12.3%로 여학생에게 강조하는 경우(2.7%)보다 훨씬 많았으며 남교사(17.1%)가 여교사(7.4%)보다 남학생에게 지도자 역할을 더 강조하고 있었다.
행복한 가정생활을 위한 태도 기르기의 경우 역시 남교사가 여학생에게 강조하는 비율(17.8%)이 여교사의 경우(5.4%)보다 높게 나타났다. 학교급별로는 초등교 3.0%, 중학교 15%, 고등학교 17% 순으로 교사들은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남학생에게는 직업의식을, 여학생에게는 가정생활을 담당하도록 지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교과서에 등장하는 여성의 직업이 단순 사무직이나 간호사 등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과 소비활동을 하는 사람은 대부분 여성으로 그려져 있다는 질문에 96.4%의 여교사는 그렇게 인지하고 있는 반면 남교사의 50%는 그렇지 않다고 응답, 의식차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정해숙 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은 "교사들의 의식에 성역할 고정관념이 내재되어 있다"며 "학교행정가와 교사에 대한 남녀평등교육 연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