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냐, ‘전문성’이냐.
한국육과정평가원 원장 후보자가 3인으로 압축됐다. 기획재정부가 6일 ‘무늬만 공모’인 인사는 하지 않겠다고 공식발표한 가운데 치러지는 첫 공공기관 인사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2일 열린 원장후보자심사위원회에서 김성열(52) 경남대 교수와 배호순(62) 서울여대 사회과학대학장, 성태제(54) 이화여대 교수 등 3인을 후보자로 선정해, 무순위로 이사회에 추천키로 했다.
박근혜 전 대표 측 인사였던 김성열 교수는 경선 이후에 이 대통령의 교육 팀에 합류, ‘자율형 사립고, 기숙형 공립고, 마이스터고’ 등 300개 고교 설립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이명박 ‘계파’. 김 교수는 천세영 대통령 교육비서관과 서울대 교육학과 동기로 석․박사 또한 서울대 대학원 교육학과에서 천 비서관과 함께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성태제 이화여대 교수는 고려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University of Wisconsin-Madision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이화여자대학교 입학・교무처장을 거쳐 12대 한국교육평가학회 회장을 맡은바 있는 ‘평가 전문가’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는 자문교수(대수능 표준점수제 / 대학입학전형제도)를 지낸 인연도 있다.
배호순 서울여대 사회과학대학장 역시 10대 한국교육평가학회 회장을 지낸 바 있으며 서울대학교에서 문학사와 교육학 석사를, State Univ. of N.Y.에서 교육학 박사학위(교육평가 및 연구방법론)를 취득했으며 서울여대 교육대학원장과 도서관장을 역임했다.
평가원의 한 연구위원은 “그간의 경험상 전문성이 기관운영에 반드시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번 공모의 모양새는 한 후보에 들러리 세운 느낌이 없지 않다”며 “기관의 성격에 맞게 발표한대로 정말 전문성과 능력을 겸비한 인사가 공정하게 인선이 될 지는 두고 볼 일”고 꼬집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관계자는 “16일 이사회에서 평가원장을 최종 선임하게 된다”며 “원장후보자심사위원회는 이종오 이사장의 사임에 따라 연장자가 직무대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장에 대한 임면권을 갖고 있는 이 이사장은 소속 기관장들에게 일괄사표를 받으라는 요구에 반발, 최근 사직했다.
한편 조중표 국무총리실 실장은 6일 국책연구기관장 일괄사표 논란과 관련, “현재 결정된 것은 없지만 대체로 상당수의 연구원장이 유임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책연구기관장이 연구원을 운영하는 경영자라는 측면에서 연구 성과 등을 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