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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그래도 선생님에게 신뢰를 보내자

15일은 제27회 스승의 날이다. 5월15일은 세종대왕의 탄신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것이다. 세종이 `겨레의 스승'이기 때문에 이날을 스승의 날로 정했다고 한다.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고 존경하는 날로서는 이보다 좋은 날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스승의 날이 언제부터인지 스승과 제자, 학부모에게 서로 반갑지 않은 날이 돼 버렸다. 촌지와 찬조금 문제로 스승의 날에 휴교하는 초중고교 숫자가 관심거리가 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 것이다. 사제 간 안아주기(프리 허그)나 발 씻어주기 등의 행사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교육의 미래를 짊어진 선생님들의 사기를 꺾지 않는 일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교권 침해만큼은 막아야 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교권 침해 사례 204건 가운데 학부모의 폭행 등 부당행위에 의한 것이 79건에 달했다. 이 중 교사의 정당한 학생지도와 학교운영에 대해 민원을 제기하거나 책임을 요구하는 경우가 31건으로 가장 많았고, 학생과 학부모의 폭행ㆍ협박이 26건, 학생 체벌 관련이 22건이었다. 최근 지방에서는 한 여고생이 수업시간에 체벌한 교사를 경찰에 고소했고, 한 중학교에서는 전학 수속을 밟던 학부모와 학생이 여교사의 머리채를 잡고 폭행하는 일까지 있었다.교사에 대한 폭언과 손찌검, 멱살잡이가 성행하는 사회에서는 교권이 바로 설 수 없다.

교권이 무너지만 학교가 무너지고, 결국 교육이 무너진다. 학생을 올바르게 가르치기 위해 교권은 절대 확보돼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교원의 교육활동보호법과 같은 제도적 장치를 적극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제대로 교육받기 위해서는 교원들의 잡무도 대폭 경감시켜야 한다. 교사들이 수업이나 생활지도보다 행정업무에 더 치중한다면, 그 피해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각급 학교 교원들이 처리하는 공문서 중 상당수가 실적 제출 등 형식적이고 중복적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청 등 상급기관의 지시ㆍ통제 위주 행정은 이제 사라질 때가 됐다. 교사가 화장실 관리까지 맡게 해서는 안 된다. 교원업무 총량제나 지역교육청의 학교지원센터화 등이 시급하다.

교총이 최근 조사한 결과 교직생활 만족도는 응답자의 53%로 2년 전보다 14.7%포인트가 감소했다. 교권 약화나 과중한 업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72%가 여전히 교직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답했다.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학교 자율화 조치와 교원평가제 추진 등으로 학교와 교사들이 점점 무한 경쟁 속으로 내몰리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교사들이 자부심마저 잃으면 교육은 아예 희망이 없다. 자부심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가르치겠다는 굳은 의지라고 우리는 믿는다. 제자를 보기엔 스승만한 눈이 없고, 스승의 은덕은 가르쳐 사람 만드는 것이라는 속담이 있다. 일부 부적격 교사가 문제이지만 그래도 우리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은 교사밖에 없다. 선생님들에 대한 존경과 신뢰를 잃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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