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 속리산 기슭에 자리잡은 수정초교에서 6년째 재직 중인 조철호(58) 초빙 교장이 제3회 아산교육상을 받는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2005년 제정한 이 상은 (재)한국지역사회교육연구원이 해마다 학교와 지역사회교육에 헌신한 교육자 1명씩을 뽑아 상패와 2천만원의 상금을 준다.
지난 1969년 교단에 발을 디딘 조 교장은 6년 전 수정초교에 부임한 뒤 '사랑해요 속리산 수정교육'이라는 독창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속리산 자랑대회, 가족등반, 숲 속 운동회 등을 열고 또래 외국 학생에게 속리산 절경이 담긴 그림엽서를 보내는 등 지역사랑 교육을 시도했다.
또 사설학원이 없어 학교에서 나오면 마땅히 오 갈 데를 찾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밤에도 열린학교'라는 이름으로 매일 오후 10시까지 도서관과 컴퓨터실 등을 개방하고 영어, 일본어, 한자, 동요교실 등도 운영해 왔다.
지역출신 대학생과 학부모의 도움을 받아 방과 후에 외국어, 컴퓨터, 국악, 연극, 골프 등 다양한 학습프로그램을 마련해 2006년과 이듬해 연거푸 충북도와 교육부의 방과 후 연구학교로 지정받았다.
영어전용교실과 잉글리시존을 운영하고 '영어로 여는 아침' 프로그램을 가동해 산골 학생들의 영어구사력을 향상시켰다.
급증하는 다문화가정 자녀교육을 위해 작년 충북도에서 950만원을 지원받아 외국서 시집온 주부 4명을 원어민 강사로 채용했으며, 매년 여름 (재)보은군민장학회와 손잡고 '어린이 영어도약 캠프'도 운영해 왔다.
조 교장의 남다른 교육열정은 전교생 100명 남짓한 산골학교를 2006년 교육부 선정 최우수 학교로 만드는가하면 2005년 교단수기 교육부장관상과 이듬해 행자부의 공무원 고객만족 우수사례 등에 뽑히게 했고 2005년 이후 3차례나 충북혁신경진대회를 휩쓰는 위력을 발휘했다.
조 교장은 "속리산 산골의 취약한 교육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시도한 프로그램들이 지역주민과 교사들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빛을 본 것"이라며 "영광스런 수상자는 내가 아닌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라고 겸손하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5~6년 전부터 급증한 국제결혼으로 농촌지역에 다문화가정이 급증했고 이들 가정에서 태어난 2세도 취학연령에 이르렀다"며 "이들에게 우리 전통문화와 함께 엄마나라 문화.역사 등을 가르치는 가족캠프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조 교장에 대한 시상식은 오는 29일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지역사회교육회관에서 있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