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유학…연수 열풍이 주춤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18일 통계청이 내놓은 2007년 국제 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대부분을 유학.연수 목적으로 볼 수 있는 해외 체류기간 90일 이상의 미성년자 출국자 수가 조사 시작이래 처음으로 전년보다 줄어들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높은 교육비로 인해 어린 자녀들을 해외에 장기간 보내는 데 따른 부담이 커진데다 유학수요도 늘어날 만큼 늘어나면서 포화상태에 이른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 미성년 출국자 줄고 귀국자 늘어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 90일 이상 체류를 위해 출국한 19세 미만 미성년자는 모두 10만명으로 2006년보다 1천명 감소했다.
통계청이 보유한 2000년 이후 데이터를 보면 90일 이상 체류를 위해 출국한 미성년자는 2000년 5만8천명에서 한 해도 빼지 않고 계속 늘어 2004년과 2005년에는 각각 7만8천명, 8만7천명이었고 2006년에는 10만1천명으로 증가했다. 전년 대비 미성년자 출국이 감소한 것은 2007년이 처음이다.
90일 이상 체류를 위해 입국한 내국인 미성년자수도 2006년 5만1천명에서 지난해에는 6만명으로 증가했고 돌아온 사람이 늘면서 출국초과 인원은 같은 기간 5만명에서 4만1천명으로 줄어들었다.
유학연수비의 관점에서 봐도 지난해 상반기의 전년 대비 유학연수비 증가율은 16.3%에 그쳐, 2002년 이후 매년 30∼40%씩 늘어나던 것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통계청은 "법무부가 출국신고시 출국목적 조사를 없앤 이후 정확한 출.입국 요인을 파악하기 힘들지만 미성년자들의 주된 해외체류 목적을 감안할 때 유학, 연수의 감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한국 국경을 넘은 사람은 모두 3천591만8천명으로 전년보다 11.7% 늘었고 90일 이상 체류를 위해 한국에 들어오거나 나간 '국제이동자'는 2.3% 증가한 126만3천명이었다.
국제이동자 가운데 내국인은 78만1천명으로 전년에 비해 6.1% 늘었고 외국인은 48만1천명으로 3.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 한국계 중국인 입국 2.8배 급증
지난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은 모두 31만7천559명으로 2006년보다 9.2% 늘었다. 국적별로는 중국(18만3천769명)이 전체의 57.9%에 달했고, 이어 베트남(2만1천266명), 미국(2만1천95명), 필리핀(1만2천317명), 타이(1만593명) 등의 순으로 입국자가 많았다. 특히 중국인 중에서도 한국계 중국인(조선족)의 입국자가 1년새 3만9천791명에서 2.8배인 11만1천117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된 방문취업제도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방문취업제는 중국과 옛 소련 등에 거주하는 무연고 동포들을 대상으로 최장 3년간 체류할 수 있는 사증을 발급해 주고 32개 업종에서 간단한 절차만 거쳐 취업할 수 있게 허용한 제도다.
실제로 입국자 체류자격별 통계에서도 '방문취업'이 9만3천783명(29.5%)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 가운데 대다수인 9만2천771명(98.9%)이 중국인이었다.
방문 취업을 제외하면 관광.통과.요양 등을 위해 머무는 '단기종합' 자격이 3만3천명(10.5%), 법률에 따라 국내 취업요건을 갖춘 '비전문취업'이 3만1천명(9.8%) 등으로 집계됐다. 베트남, 필리핀, 타이 입국자의 경우 각각 49.2%, 44.5%, 50.3%가 비전문취업 목적이었다.
연령별로는 20대, 30대 외국인 입국자가 각각 31.7%, 22.4%로 주류를 이뤘고, 이어 40대(17.0%), 50대(13.0%) 등의 순이었다. 입국자를 성별로 나누면 작년에 이어 남자(17만7천명)가 여자(14만1천명)보다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