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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일본에 위안부 역사 알려주겠다”

중·일 교사단, ‘나눔의 집’ 방문
살아있는 역사와의 소중한 만남



일본어 노래가 흘러나온다. 배춘희(85)할머니가 일본대중가요(엔카) ‘키타구니(北国)’를 부르자 일본 교사들도 박수를 치며 따라 부른다.

22일 오전 9시 위안부의 ‘살아있는 역사’ 7명이 모여 사는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 집’. 19세 꽃다운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피해 할머니와 일본인의 만남. 그러나 곡조 하나가 그들 사이의 어색한 기운을 누그러트린 듯 세 곡의 일본 노래가 이어졌다. 한 번은 할머니 쪽에서, 다음에는 일본 교사 쪽에서 첫 소절을 시작하면 그들은 곧 한목소리가 됐다. 가해·피해로 감춰진 역사를 떠나 인간애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장이다.

이날은 ‘한·중·일 평화교재실천교류회’의 마지막 일정으로 중국교사 5명, 일본 교사 10명이 나눔의 집을 방문했다. ‘이제는 주름투성이 할머니 되었지만 용기 있는 증언, 그 증언의 힘으로 우리는 진상을 알게 되었다’라는 비석 문구대로 이곳에는 일본군 위안부의 진상을 보여주는 각종 자료가 전시돼 있다.

이들 15명은 영상물을 20분간 관람하고 할머니들과 대화를 나눴다. ‘일본공장에 취직시켜준다’, ‘간호사를 모집한다’, ‘공부시켜준다’ 등의 말에 속아 위안부로 끌려가게 된 할머니들이다. 페이 슈리 베이징대 부속중 교사는 “어린 나이에 위안부에 끌려갔던 이야기를 들으니 안타깝다”며 “중국에도 위안부 피해자들이 있지만 관심이 저조한 편”이라고 말했다.

자원봉사로 이곳을 방문했다가 2년여 전부터 근무하게 된 일본인 무라야마 잇페이 씨는 “한국정부에 등록한 여성 피해자는 234명인데 이중 98명만이 생존하고 있다”며 “북한이나 해외에 사는 피해자, 등록하지 않은 피해자까지 포함하면 숫자는 엄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눔의 집에 살고 계신 할머니 중에서도 올해에만 벌써 2명이 돌아가신 상황. 그는 위안부에 대한 일본의 국가적 보상이 시급한 때임을 강조했다.

교사들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육성과 유품, 위안부 관련 문서 등을 전시한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관람했다. 안내자는 “1993년 일본의 고노 내각관방장관이 위안부에 대해 일본의 직·간접적 관여와 본인의사에 반해 강제적으로 이뤄졌다고 공식발표한 뒤 1997년부터 교과서에 위안부가 기재됐다”며 “그러나 일본 우익단체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제작한 후소샤판 교과서가 검정을 받으면서 2006년부터 극히 일부 교과서에서만 위안부가 언급돼 있고 그것마저 왜곡돼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요시다 준이치 교사는 “일본인으로서 전쟁에 대한 책임을 느낀다”며 “일본에서 위안부에 대한 역사를 많이 알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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