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위원회가 31일 국제중 설립을 인정키로 한 것은 국제화 시대를 맞아 교육 수요자의 다양한 욕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인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내년 3월 국제중으로 전환해 문을 여는 대원중과 영훈중은 1단계 학교장 추천과 학교생활기록부 등 서류심사, 2단계 개별면접, 3단계 무작위 추첨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시교육청은 11월 3일 특성화중학교를 지정ㆍ고시하는 데 이어 6일 전형요강을 확정하는 등 향후 일정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지만 국제중 설립에 반대하는 교원ㆍ학부모단체의 반발도 예상된다.
◇ 국제중 설립 필요성 인정 = 시교육위가 지난 15일 국제중 동의안 심의를 보류한 지 보름만에 내년 국제중 개교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은 교육 수요자의 다양한 교육적 요구를 더는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시교육위가 국제중 동의안 심의를 보류할 당시에도 학교의 준비 소홀과 사회적 여건 미성숙을 보류 이유로 내세웠지만 국제중 설립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한 바 있다.
시교육위는 "점점 다원화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그동안 평준화 정책에서 야기된 일부 문제점을 보완하고 교육 수요자의 다양한 교육적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특성화중학교의 설립 필요성은 인정된다"고 밝혔었다.
국제화ㆍ정보화 시대에 대비해 글로벌인재를 양성하고 국제분야 교육 기회를 제공해 유학 욕구를 수용함으로써 조기유학에 따른 폐단을 해결해야 한다는 요구를 수긍한 것이다.
시교육청이 ▲사회적 배려 대상자 지원 ▲사교육비 억제 ▲교육과정 운영 ▲학생수용 대책 ▲교사확보 방안 등 5가지 보완대책도 미흡하지만 나름대로 노력했다는 점을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 3단계 입학전형…집단토론 등 제외 = 대원중과 영훈중은 1단계 학교장 추천 및 학교생활기록부 등 서류심사, 2단계 개별면접, 3단계 추첨으로 각각 160명의 학생을 선발한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 등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배려 대상자 비율은 7.5%(12명)에서 20%(32명)로 확대됐고 나머지는 국제인재 특별전형으로 25%(40명), 일반전형으로 55%(88명)가 선발된다.
국제중 설립이 사교육비를 증가시킬 것이라는 지적을 반영해 입학전형에서 1단계 자기소개서와 2단계 집단토론 및 단체활동 평가는 배제됐다.
양종만 시교육청 교육지원국장은 "개별면접의 경우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에서 바람직한 인간상은 무엇인가', '지구온난화에 대한 대책은' 등의 보편적 질문이 주어질 것"이라며 "학원 사교육은 필요 없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기존에 1단계 서류심사에서 모집정원의 5배수, 2단계 면접에서 3배수를 선발하던 것도 2단계 선발인원이 3~5배수 범위 내에서 학교장이 결정할 수 있는 것으로 바뀌었다.
시교육청은 1단계 서류심사시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학생부의 출ㆍ결 상황과 교육청 및 학교 표창 실적 등을 점수화해 평가할 방침이다.
◇ 수학ㆍ과학 등 이중언어 교육 = 국제중은 영어ㆍ수학ㆍ과학ㆍ사회(세계지리ㆍ세계사) 등 4개 과목은 영어와 한국어를 함께 사용해 수업을 진행하다가 이후 점진적으로 영어 몰입교육을 한다.
대원중은 수학 등 4개 과목을, 영훈중은 4개 과목 외에도 도덕과 기술ㆍ가정 과목도 이중언어 교육을 실시해 궁극에는 영어 몰입교육을 할 계획이다.
교육과정 특성화를 위해 영어와 세계사 등 국제 관련 교과의 수업시수가 확대된다. 이들 과목의 경우 3개 학년에서 주당 1시간씩 늘려 1주일에 4시간을 수업한다.
대원중은 이중언어 수업을 위해 내년부터 3년간 이중언어 수업이 가능한 외국인 강사를 24명 확보하고 영훈중도 이 기간 외국인 강사 30명을 확보키로 했다.
재량활동 시간에도 국제 이해교육과 제2외국어 교육을 실시하고 특별활동 역시 국제이해의 폭을 넓히는 동아리 활동을 하도록 할 예정이다.
교과서는 기존 교과서를 기본교재로 사용하면서 교과 교육과정에 맞는 외국 교재를 학생의 흥미와 능력에 맞춰 심화ㆍ보충용 보조교재로 재구성해 활용할 계획이다.
◇ 지정ㆍ고시 등 일정 신속 처리 = 시교육청은 국제중 동의안이 가결 처리됨에 따라 11월3일 특성화중학교 지정ㆍ고시를 시작으로 향후 일정을 신속히 처리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지정ㆍ고시에 이어 11월6일 입학전형 요강을 승인하고 12월8~10일 신입생 선발을 위한 원서접수를 한다.
또 12월11~17일 1단계 서류심사, 같은 달 20~23일 2단계 면접, 26일 추첨을 통해 27일 최종합격자를 발표한다는 게 시교육청의 계획이다.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경기 가평 청심국제중에 합격하지 못한 서울 학생들은 대원중과 영훈중에 지원할 수 있다. 청심국제중의 신입생 전형은 10월 말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