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은 시와 선율, 그리고 피아노 반주로 구성된 음악 양식이다. 즉 '시'가 '선율'을 통해 의미와 감정이 실린 노래로 표현될 때 '피아노 반주'가 화성적으로 조화롭게 뒷받침되면서 비로소 예술적인 노래 양식으로써 완성된 작품이 될 수 있다.
이 노래는 위의 악보에서 보는 것처럼 아르페지오(화음의 각 음을 연속적으로 차례로 연주·펼침화음)로 된 5마디의 짧은 피아노 전주로 시작되는데 이 부분이야말로 먼 고향하늘을 향해 눈을 감고 회상에 젖게 하는 향수의 전주곡이라고나 할까. 이 곡은 전주가 시작될 때부터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누구나 느낄 수 있다. 이 곡만큼 피아노 반주가 전체적인 분위기를 조화롭게 극대화 시키고 있는 곡도 드물다. 어디 반주뿐이랴, 선율 또한 시적인 분위기를 타고 서정적으로 아름답게 그려져 한 폭의 동양화를 눈으로 보고 있는 듯 정겨움과 향수의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작곡자 이수인은 1939년 마산 대성동 무학산 밑에서 태어났다. 당시 초등학교 교장인 부친으로 인해 그는 어린 시절부터 학교 사택에서 피아노를 치고 놀면서 음악을 배웠다. 그가 음악적 영감을 받은 곳은 전설이 스며있는 마산 앞 바닷가의 아름다운 섬 '돝섬'(돼지 섬)이다. 돝섬에 얽힌 전설을 들어보자. 옛날 가락국에 왕의 총애를 받던 아름다운 여자가 있었는데 어느 날 궁을 떠나 골포(마산의 옛 이름)앞 바닷가를 배회했다. 신하가 환궁을 재촉하자 그녀는 금돼지로 변해 두척산(무학산의 옛 이름) 바위틈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 후에 금돼지가 맹수로 변했는데 군병들이 잡으려고 포위하니까 갑자기 한줄기 빛이 되어 섬으로 사라지더니 섬이 돼지가 누운 모습으로 변해 그 때부터 돝(돼지)섬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말 그대로 전설의 고향이다.
그는 서울에 올라와 음대 작곡과를 졸업한 후 고향 마산제일여고에서 교편을 잡았고 동료 국어교사였던 김재호 시인을 만나 친구로 지내게 된다. 그 후 이수인은 1967년 KBS어린이합창단 지휘자로 초빙되어 상경했고 이듬해 김재호의 편지를 받는다. 그 편지 안에는 '고향의 노래'의 가사가 된 시가 들어 있었고 이수인은 고향을 그리워하며 단숨에 곡을 완성하게 된다. 아마도 고향의 노래를 작곡할 당시 그의 눈앞에는 고향 마을 돝섬의 풍광이 눈앞에 펼쳐졌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