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에 대한 감수성, 융통성, 유창성, 창의성 등을 갖춘 언어·문학 영재를 발굴, 인문영역의 영재교육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한국교총 영재교육원이 ‘언어·문학영재교육의 가능성과 지평’을 주제로 개최한 학술세미나에서는 언어문학영재의 개념과 판별, 교육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번 세미나는 수학·과학에 치우친 영재교육의 영역을 언어·문학으로 확대해 다양한 재능을 발달시켜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지난해 국내의 언어 영재학급은 전국에 5곳, 1000명의 학생이 전부로 전체 영재교육의 2.2%에 불과하다. 이마저 영어교육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어 한국 언어문학과는 거리가 멀다. 이는 언어문학영역이 수학·과학처럼 능력의 단계가 명료하지 않고 객관적인 평가를 하기 어려워 체계적인 틀을 갖추지 못해서다.
우한용 서울대 교수는 “언어적으로 탁월한 인간을 일반화하기가 어렵고 최종적인 목표를 설정하기도 막연하다보니 언어문학영재의 속성을 설정하는 것부터가 연구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 언어영재교육이 일부 실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재에 대한 이론적 개념조차 정립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혁 이화여대 교수는 “언어문학의 영재성은 모든 분야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광범위한 전이력을 지닌 분야인 만큼 학습자의 궁극적 도달 목표에 관계없이 다른 영재교육 프로그램에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언어문학 영재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지현 서원대 교수도 “언어영재의 개념을 규정하는 데 있어 이론적 논란을 해소할 고유한 특질을 찾으려하기보다는 교육의 목적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 근거해 개념을 수렴하고 언어영재를 조기에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어문학 영역에서도 조기 교육에 대한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장창영 전북대 교수는 “아이들은 주위에 대한 호기심이 고조되고 사고의 유연성이 높은 시기이고 자기중심적인 생각으로 자신의 의도를 구체화해 표현하는 데에 부담이 없어 교육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어휘력과 문장구성력, 창의력, 작품창작능력 등 언어문학영재가 갖춰야 할 능력을 판별하는 도구를 설정하기 위한 구체적 논의가 이어졌다. 언어능력의 범위가 넓고 복잡하다보니 언어영재성과 일반 학습능력간의 변별력을 가늠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라서다.
최지현 교수는 에세이나 시와 같은 담화형식의 산출물을 통해 발상의 참신성과 주변적 속성을 파악하는 언어적 사고, 적절한 비유와 다양한 표현방식, 독서체험 등을 평가하는 ‘산출물 평가’를 제안했다.
임경순 한국외대 교수도 “사건을 줄거리로 형상화할 수 있는 내러티브 영재를 판별하려면 그림이나 도구, 소재, 주제를 주고 이야기를 만들게 하고 주제의 통일성, 이야기의 구조, 줄거리 전개 수준, 상상력, 창의성을 주요 평가항목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