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7년 개교한 경남여고는 그동안 지역 여성계, 문화·예술계의 중추적 인물들을 배출한 명실상부한 부산의 중심 여학교. 하지만 지역 개발에 뒤처지면서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학력과 인지도면에서 뒷걸음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지난 3월 개방형 자율학교 시범학교로 지정된 후 매끄러운 학교운영과 발전모델 도입으로 미래사회를 선도할 인재양성의 새로운 강자로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시범학교 지정 후 학교는 ‘논리를 뛰어넘는 유연한 사고로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 예술적 감성을 바탕으로 미래를 상상하고 창조할 수 있는 감성교육만이 미래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인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시·음악·미술작품 20제 가지기’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예술작품 20가지를 이해하고 발표할 수 있도록 권장했다. 또 학교는 가정과 연계된 인성교육을 위해 부녀마음 나누기’와 가족과 사제가 함께 만나는 ‘수정 한마음 달빛 산행’ 등 참신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학교는 이 같은 풍부한 감성과 창의성의 기초 위에 학력을 쌓기 위한 노력도 함께 병행하고 있다. 우선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으로 유지하면서 학생의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학생들은 영어와 수학 수업 시 교과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특별심화반,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은 특별보충반으로 가서 수업을 듣게 되는데 능력과 특성에 맞는 맞춤식 교육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공부를 잘하는 학생과 뒤쳐진 학생을 함께 묶는 ‘2+2 상생협력학습’과 매주 1, 3주 토요일에 실시되는 교과 심화 학습 동아리와 원어민 활용 외국어 동아리 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은 깊이 있는 학습을 돕고 있다.
경남여고의 특별한 학습프로그램 중 하나는 학생 스스로 연구과제를 정하고 심화학습을 진행해 대학생처럼 논문을 쓰는 ‘1인 1과제 연구 과정’. 학생들은 지역시장의 활성화방안’, ‘학교 수목의 관리방법’ 등 교과와는 무관한듯해 보이는 주제를 교과와 연계해 연구하고 있다. 과제연구에서 우수한 학생들은 교과성적이 뛰어난 학생과 함께 해외 명문대학 탐방의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모두 열심히 과정에 임하고 있다.
이진선 교사는 “아이비리그 탐방이라는 목표까지 뚜렷해 진지한 자세로 연구에 임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연구과제를 진행하다보니 전반적인 면학분위기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의 경우 동창회(총동창회장 박은주, 재경회장 강옥지)가 전적으로 부담을 하고 있는데 동문들은 이 프로그램 외에도 지난 10월 1억원의 교육프로그램 운영비를 쾌척한데 이어 국내 유명대학 입학생에게 천만원의 특별장학금을 주기로 해 학교의 노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조갑룡 교장은 “학교다운 학교, 아름다운 학교 만들기에 학교구성원, 지자체가 힘을 모아줘 여러 면에서 학교가 한 단계 도약했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을 가장 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