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과서의 삽화에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30% 이상 많이 등장하는데다 남성이 주연으로 그려지는 사례가 60% 가량 많고, 성(性)역할도 불평등하게 묘사돼 있는 등 성차별적 요소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서울교대 권치순 교수와 서울 은천초등학교 김경희 교사가 대한지구과학교육학회(회장 부산대 김상달 교수) 학회지 창간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초등학교 3~6학년 10과목 교과서의 삽화에 등장하는 남녀비율은 평균 1.33대 1로 집계됐다.
어린이는 남녀비율이 1.16대 1로 다소 균형을 이뤘으나 성인은 1.85대 1로 남성편중 현상이 심각했다.
남성편중 현상은 사회 교과서에서 두드러져 1.96대 1로 남성이 여성의 배 가까이 등장했고, 국어(1.63대 1)와 수학(1.34대 1)이 뒤를 이었다.
특히 6학년 사회 교과서의 경우 삽화에 등장하는 남성이 여성의 3배(2.89대 1)에 달하고, 6학년 국어 교과서(2.41대 1)와 5학년 사회 교과서(2.22대 1)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실과와 미술은 각각 남녀비율이 0.96대 1과 0.99대 1로 여성이 약간 많이 등장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전체 교과서의 삽화 가운데 주연으로 등장하는 남녀비율도 평균 1.57대 1로 남성이 여성에 비해 60% 가량 많은데다 직업도 남성은 대부분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 법률가, 대학교수, 의사, 예술가, 종교인 등 사회 지도층 인사로 묘사된 반면 여성은 주로 교사와 간호사, 은행원 등으로 표현되고 있다.
게다가 성역할 면에서 남성은 경제활동의 주체나 정치를 이끄는 인물 등으로 그려지고 있는 반면 여성은 가사노동과 육아를 담당하거나 의료행위의 보조자 등으로 묘사되고 있으며 남녀가 사랑을 표현할 때도 남성은 적극적인 모습을, 여성은 소극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역사적인 인물도 남성은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등 40여명에 이르는 반면 여성은 유관순 열사밖에 없었다.
연구팀은은 "초등학교 교과서의 삽화가 전반적으로 성차별적이고 성역할 고정관념을 많이 반영하고 있다"면서 "어린이들에게 양성평등적 사고와 건전한 시민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성차별 요소 등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