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명륜동에 이어 노원구 하계동에 서울의 2번째 국제고등학교를 세우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노원구가 하계동 학교용지에 공립 국제고를 설립하자는 건의서를 제출해 이를 검토 중이라고 8일 밝혔다.
공정택 교육감은 지난해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외고를 추가 설립할 계획은 없지만 국제고는 한곳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노원구는 20년 넘게 방치된 하계동의 학교용지에 지역주민의 요구를 반영, 국제고 설립을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노근 노원구청장은 조만간 공 교육감을 만나 국제고 설립을 지원해 줄 것을 공식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원구는 재작년 정부의 지역특화발전특구의 하나인 '국제화 교육특구'로 지정될 만큼 교육열이 높고 학교부지 확보가 용이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강남.목동과 함께 서울의 교육특구 '트라이앵글'로 불리는 노원구는 특목고 진학생이 전국 최다 수준이지만 정작 특목고가 없는 것도 유리한 점으로 꼽힌다.
노원구에는 초등학교 42곳, 중학교 26곳, 고교 25곳이 있고 학생 수는 11만명 정도로 서울시내 자치구 중 가장 많다.
올해 대원.영훈중이 국제중으로 문을 열면 향후 비슷한 교육과정을 이어갈 수 있는 국제고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노원구는 판단하고 있다.
교육당국과 행정당국 모두 국제고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어 결국 재원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노원구는 SH공사 소유인 하계동 학교용지 부지매입비로 60억원, 건축비로 300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노원구는 학교 건립은 국가사업이므로 국가가 어느 정도 부담을 해주면 일정 부분은 구의회의 승인을 받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용지 구입비와 건축비 등 비용 문제만 해결된다면 지역적 안배 등을 고려해 노원구에서 국제고 건립을 신중하게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노원 외에 영등포가 국제고 설립에 관심을 가지고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고 지정.고시 권한은 교육감에게 있지만 교과부 장관과 미리 협의해야 한다.
지난해 종로구 명륜동에서 문을 연 서울지역의 첫 국제고는 영어와 우리 말로 이중언어 교육을 실시하고, 학생 선발은 주로 내신과 심층면접으로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