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생들과 함께 초등학교로 관찰실습을 나가다니, 꿈만 같아요."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이중언어 교육과정을 이수 중인 12개국 출신의 이주 여성 72명이 25∼29일 신도림, 미동 등 서울 시내의 11개 초등학교에서 '교생' 자격으로 관찰실습에 나선다.
지난 3월부터 서울교대에서 6개월(900시간) 일정의 '다문화 여성 자녀를 위한 이중언어 교수요원' 연수 과정에서 교육을 받아온 이들은 25일 서울교대생과 함께 서울 시내 초등학교에서 교생 관찰실습에, 6월 말에는 일주일간 수업 실습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서울교대 다문화교육연구원에서 이번 프로그램의 산파역을 맡아 온 원진숙 교수(국어교육과)는 16일 "이주여성이 이중언어 교수요원 교육을 받고 실습을 나가는 것은 국내에선 처음"이라고 말했다.
8월 말 수료식을 마친 이들은 서울시교육청이 지정한 '다문화 교육 거점 초등학교'의 방과후 프로그램에서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이중언어 교수요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원 교수는 "서울시교육청과 연계해 진행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1회성 이벤트 행사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던 기존의 다문화 지원정책과 달리 이주민에게 일자리를 창출해 줘 이들이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삶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중언어 교육은 특히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건전한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면서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태국 출신으로 1999년 한국 남성과 결혼해 입국한 가비니 씨는 "이중언어 교사 연수과정을 통해 한국에 관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되어서 기쁘고 좋다"면서 "다문화 아동을 잘 가르치는 훌륭한 교사이자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교대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를 위해 지난해 가을 서울시교육청과 연계해 몽골 출신의 어트겅절(울란바토르대학교 한국어과 전공) 씨 등 대졸 이상의 학력에 한국어가 능통한 중국, 일본, 몽골, 필리핀, 베트남, 태국, 러시아 출신의 72명을 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