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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우리가 만든 곡, 모차르트도 깜짝 놀랄걸요?

리코더 연주로 배우는 가락 짓기

친근한 악기 리코더 통해 음악적 감성과 독보력 키워
국악 ‘정간보’ 활용, 음길이 이해시키며 악보 그리도록



참빛소리 고운 생각들을 음악으로 모으기=도시 한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가정은 대부분 맞벌이 가정이며 그 중 25% 정도가 한 부모 가정으로 방과 후 예능교육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는 환경에서 자라고 있다. 그러나 녀석들에게서 나오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반짝이는 눈망울들은 정말 진주와 같이 빛나는 보배다. 흙 속의 진주 같은 녀석들을 아름다운 보석으로서의 가치를 갖게 하고자 리코더를 연주를 통해 소중한 음악적 체험을 갖게 하고, 그것으로부터 아름다운 감성과 인성의 원동력을 마련해 주고자 리코더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리코더의 올바른 연주법을 이해하고 연주기능을 익혀 리코더만의 고유음색에 감동을 가질 뿐만 아니라 음악의 심미적 체험을 느끼고, 독보력을 길러줌과 동시에 음악을 감상 할 수 있는 능력과 나아가 가락 짓기 활동을 통해 자기만의 음악을 만들어보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펼쳐나갈 생각의 나래 설정=요즘 아이들답지 않게 그 흔한 피아노 학원 한번 거쳐보지 않아 독보력은 거의 문맹의 수준이었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악기인 리코더를 통해 우선 음악적 감성을 갖게 하고 그 감성을 창의성으로 연결해 가락을 짓는데 까지 욕심을 내어 보기로 했다.<표 참조>




리코더는 내 친구=초등학교 음악시간에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악기 중 하나인 리코더. 그러나 그 리코더에 대한 역사나 종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학생은 별로 없었다. 리코더의 역사는 약 10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사의 설명 보다는 실제로 리코더의 역사에 대해 바로 알 수 있도록 리코더 역사신문 만들기, 모둠 발표 등의 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리코더에 관심을 갖게 되도록 유도했다.

본교의 특색사업 중 하나인 ‘1인 1악기 연주기능 기르기’를 위해 토요일 음악조회를 연다. 이 음악조회 시간에 리코더 연주곡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 리코더 연주곡의 아름다움을 맛보게 하고 알토 리코더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리코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하여 리코더와 더욱 친근해지게 했다. 이제 리코더 음악에 대한 매력을 조금씩 알게 된 아이들은 음악조회 발표를 통한 연주 경험과 다양한 악기들을 맘껏 접해 본 경험으로 리코더에 대한 관심도가 커짐은 물론 악보도 없는 즉흥곡을 리코더로 불게 되었다.

리코더와 함께 떠나는 연주여행=살아가면서 여행은 활력소 역할을 하기에 사람들은 떠나기를 반복한다. 리코더의 역사와 종류를 알고 알토 리코더와 친구 되기에 성공한 다음,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접해보는 연주 여행을 떠나보기로 했다.

우리 학교는 1교시 시작하기 5분 전이면 어김없이 예비종이 울린다. 아이들에게 그 종과 함께 리코더 곡을 두 곡정도 연주하면서 하루의 시작을 준비하게 했다. 처음엔 종이 울려야만 리코더를 준비하던 아이들이 이젠 종이 울리면 바로 연주를 시작할 수 있을 만큼 미리 준비해놓고 다른 활동을 하게 되었다.

음악회에 가 본 경험이 거의 없는 우리 아이들은 대부분의 감상을 MP3를 통하여 접하고 있었으며 듣는 곡들은 가요가 대부분이었다. 독서활동이 아침활동으로 되어있는 날은 연주하기보다 감상시간으로 활용해 아이들의 음악향연에 나래를 달아주었다. 리코더 연주곡은 클래식 음악부터 영화 음악, 가요나 팝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들려주어 흥미를 잃지 않게 하고 음악을 듣는 안목을 넓힐 수 있게 했으며 음악CD보다는 동영상 위주로 준비해 시청각 효과를 함께 누릴 수 있게 했다.

‘내 친구 리코더와 함께 떠나는 희망 영화호’=리코더 연주연행을 위해 아이들의 수준에 맞춰 1년 동안 목표로 할 13개의 연주곡들을 선별해 직접 교재를 만들었다. 개인의 능력차를 고려해 쉬운 곡부터 난이도 있는 곡들 순으로 고르게 편집해 통과하면 인증서를 주기로 약속하고 출발했다.

‘내 친구 리코더와 함께 하는 희망 영화호’를 연주하면서 독보력과 연주력이 향상되었음은 물론 음악을 듣고 느끼는 음악적 감성도 매우 좋아졌으며 듣는 음악에서 연주하는 즐거움을 맛보게 됐다. 또 리코더 인증상으로 선생님은 물론 친구들 사이에도 리코더 멘토로 인정받게 되어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되었으며 더욱 리코더와 가깝게 지내며 연주를 즐겨하게 되어 음악적 정서가 풍부한 아이들로 자라게 되었다.






모차르트 따라잡기=초등학교 음악 교육과정 중 창작활동 영역에 가락 짓기 부분이 있는데 이는 음악과의 모든 요소들의 총집합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모든 영역을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어야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는 영역이다. 사실 우리 아이들에게 음악과 친구 되게 하는 궁극적인 이유도 바로 가락 짓기를 위함이었다고 할 수 있다.

가락 짓기의 기본으로 음악 첫 시간 수업 활동 중 악보를 그려보게 한 후 너무도 형편없는 모양을 보고 오선에 악보를 그리는 방법을 지도했던 것이 생각나 악보 그리기 대회를 준비했다. 박자 길이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오선 한 마디에서 음표가 차지하는 길이를 여러 번 설명하였으나 잘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아 우리 국악보인 정간보를 활용해 음길이를 이해시키면서 악보를 그리게 했다. 가락 짓기 활동에 경험이 많지 않았던 우리 아이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주어진 박자에 맞게 리듬을 정하는 것이었는데 마디상자와 정간보를 활용해 음길이를 정확하게 알게 되어 악보를 바르게 그릴 수 있게 되었고 그것이 가락 짓기의 가장 기본이 되기도 했다.

정간보를 활용해 음표를 그릴 때 음의 길이에 맞게 칸에 그리도록 하고 음길이와 계명을 쓰게 한 후 그 악보와 나란히 되게 아래의 오선에 음표를 옮겨 그리게 함으로써 음길이를 자연히 터득하게 됐다. 게다가 오선의 한 마디 내에서도 음의 길이에 따라 음표를 그리는 위치를 알게 되었으며, 음길이 색칠로 인해 박자가 모자라거나 남는 일이 없어지게 되어 우리 아이들의 박자감 익히기에 아주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정간보를 활용한 자료로 지도한 후 악보 그리는 수준은 현저히 나아졌다.

다음은 화음의 연결이었다. 가락 짓기를 할 때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려면 화음 구성이 잘 연결되어야 하며 곡의 형식을 알아야 하는데 이는 간단한 한도막 형식의 기성곡의 화음을 분석해보는 지도를 통해 알게 했다. 리코더를 배울 때 가장 처음 배우는 동요 중 하나인 ‘비행기’곡을 이용해 화음의 구성과 연결에 대해 지도하고 그 화음으로 다른 음악을 만들어보게 했다.

또 아이들이 잘 알고 있는 ‘학교종’을 이용해 악곡의 형식을 이해하는데 도움에 되도록 했다. ‘학교종’은 가장 기본 형식인 ‘a-b-a-b'의 곡으로 악곡형식 지도에 적합했고 그 곡에서 같은 리듬으로 계이름을 바꾸어 연주하거나 같은 계이름에서 리듬을 바꾸어 연주하게 해 가락 짓기의 형식을 익혔다. 가락 짓기의 형식에만 너무 맞추는 것이 좋지는 않으나 가락 짓기를 별로 해보지 않은 경우는 이렇게 가락 짓기 방법을 익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다.

드디어 작곡을 하다=작곡을 하기까지의 여정이 그리 짧지만은 않았지만 리코더라는 작은 악기로 음악적 기능과 형식을 익혀 드디어 아이들 자신이 작곡한 그들만의 곡이 만들어졌다. 이런 창작곡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먼저 각자 작곡한 창작곡을 학급 홈페이지 ‘모차르트 따라잡기’방에 올려 부모님과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자신의 곡이 홈페이지에 발표되었다는 뿌듯함도 있지만 다른 친구들의 창작곡도 볼 수 있게 되어 악기로 연주하거나 노래로 불러보며 자신의 곡과 비교하고 자신의 생각을 댓글로 달아주는 형태로 상호 평가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다음에는 자신의 창작곡을 친구들 앞에서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작곡 발표회를 준비해볼 생각이다. 아직 가락 짓기를 많이 하지 않아 완성도가 많이 떨어지긴 하지만 1회, 2회 작곡발표회를 하다보면 우리 아이들의 가락 짓기 실력이 향상됨은 물론 다른 사람의 음악을 듣는 귀의 능력도 많이 향상되리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음악가 중 가장 잘 아는 인물은 아마도 모차르트일 것이다. 모든 음악과 관련된 활동은 모차르트를 따라잡기에 초점을 맞추어 배우고 익혔기 때문이다. 모차르트와 친구 되어 생각의 나래 펴기 활동의 마지막 피날레 부분은 바로 리코더 연주를 익혀 주어진 가락에 어울리게 즉흥적으로 가락을 짓고 그 가락을 화음이나 형식에 맞게 수정해 오선지에 옮겨 리코더로 연주하는 활동이다. 그 결과 소산물로 얻어진 창작곡들을 한데 모아 학급 작곡집을 발간할 계획도 갖고 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그 동안의 창작곡들 중 한 편씩 모아 ‘모차르트 후예들 1집’을 발간할 날을 기대하면서 오늘도 난 우리 아이들과 참빛소리 고운 음악세상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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