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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제언> 새 학기를 맞으며…


지금까지의 교육은 인간을 수동적 대상으로 보면서 이미 설정한 인간상을 정립시키려는 `만드는 교육' `기르는 교육'이 아니었나 싶다. 그러나
사람은 삶의 과정에서 끊임없이 선택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능동적인 존재라는 점에서 이제는 `깨우치는 교육'이 절실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학생은 `아하! 그게 그렇구나'하는 깨달음을 얻게 되고 비로소 창의력이 생겨나게 되면서 인생의 매 순간마다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발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창의력은 어디서 생겨나는 것일까. 그것은 교사가 지금까지의 지식전달 교육방법을 탈피해 새로운 과학적 학습방법을 개발하고, 이해와
깨달음을 돕기 위한 가능한 모든 교재를 활용하며, 풍부한 지식으로 무장된 지속적 교육에서 싹트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교사의 가르침 속에 학생들은
자연 응용력이 생기고 그것이 곧 창의성인 것이다. 바로 이때부터 학생들의 자율적 학습 분위기를 열어주는 열린교육도 시작된다.
결국 학생의 깨달음과 창의력 배양을 위해서는 교사가 `깨우치는 교육'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결조건이 있다.

바로 잡무 경감과 안정된 생활, 사회적 권위의 회복이다. 얼마 전 교사와 학원 강사를 비교한 전 장관의 말씀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말은
깨우치는 교육에 전념해야 할 교사들에게 실망감을 주고 의지를 꺾는 일 일 뿐이다.
성과급 문제만 해도 그렇다. 교육이란 모름지기 교사의 모든 지식과 철학을 총동원해 소신과 양심으로 임하는 지속적 활동이라고 볼 때, 성과급은
오히려 해악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교사들이 얼마 되지 않는 성과급을 받기 위해 서로 경쟁할 것이라는 발상이 어디서 나왔을까. 묵묵히 교단을
이끌어 가는 있는 동료 교사들을 보면서 내가 정말 잘나서 성과급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교사가, 그래서 속 편히 받을 수 있는 교사가 얼마나 될까.

교육은 결코 소리나거나 요란하지도 않고 가까운 시일 내에 표면적 성과를 기대할 수도 없는 활동이다.
교사에게 있어 경쟁력이란 무엇인가. 바로 인격을 갖추고 전문적 지식으로 최선을 다해 소신껏 가르치는 능력이다. 특수 목적고와 일류대 진학률이
경쟁력의 잣대라면 차라리 모든 학교를 학원으로 전환하는 편이 이중적 가면을 벗는 일일 것이다.
곧 새 학기가 시작된다. 해마다 이 때면 모든 교사가 진정한 교육과 자신의 위치를 고민하게 된다. 학생들을 바른 심성과 창의력을 지닌 인재로
키우려는 교사들에게 자꾸 학원 강사를 주문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고래억 서울 정의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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