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내가 받았던 연수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점수에 구애받지 않고 자기의 전문성을 위한 자율연수인 탓일 것이다. 그렇지만 일반연수원에서의 분위기는 내가 먼저 올라서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경쟁으로 치열하다고 한다. 상술과 어우러진 기관들의 유료 연수를 알리는 안내지가 예전보다 많이 날라오고 있는 사실도 이런 분위기를 대변해 준다. 연수가 정보 교환이나 새로운 전문 지식을 취득하는 기회이기보다는 남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려 인간적인 배려마저 퇴색시키는 일로 변질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열심히 노력해 높은 점수를 받아 자기 성취감도 느끼고 승진을 위한 바탕을 구축하는 것도 좋지만 연수 분위기가 전쟁터 같다는 말은 나오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개인의 전문성과 지적 능력을 높이는 노력은 계속돼야 하겠지만, 젊음과 패기만을 강조하고 지혜와 유연함을 경제 원리로 매도하는 지금의 현실은 바뀌어야 한다. 교직은 사람을 다루는 것이기에 경험이 중요하다. 따라서 근무경력도 현재의 25년에서 초과하는 경력을 인정해 선배교사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줘야 한다. 그리고 각종 승진을 위한 점수도 연구논문, 연구(시범)학교 점수 외에 학교 운영을 위한 주무 경력, 집단 운영을 위한 부장 경력 몇 년, 행정차원에서 보편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서무·경리 등의 사무 경험도 부가해 편안함만을 고집하는 교원에게 자극제가 됐으면 한다. 또 다른 부수적 경력도 찾아 인정하고 교육계의 필요 요건이 된다면 누구나 연수를 통해 교감, 교장 자격의 충분조건을 만들어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상황이 되면 교감도 하고 교장도 하고 그러다가 교사도 할 수 있는 융통성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한다. <박홍영 강원 상천초등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