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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교과부, 학교간 학력격차 해소 나섰다

우수학교 사례 집중연구…하위학교 재정 파격 지원

최근 일부 국회의원실과 언론을 통해 특수목적고와 일반고 사이는 물론 평준화지역 고교 간에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의 격차가 현격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교육당국이 학력 격차 줄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교육과학기술부 고위 관계자는 14일 "의원실과 언론을 통해서도 수능성적 순위가 공개됐지만 교과부도 관련 분석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학교 간 학력 격차를 면밀하게 분석해 이를 줄이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교과부 안병만 장관은 최근 학교간 격차 해소방안을 시급히 마련하라고 실무진에 지시했다.

◇ 교과부가 마련 중인 학교격차 해소 방안 = 교과부는 상위권 학교의 교수·학습 방법 사례집을 만들어 공유하고 학생·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확대하되 선택을 기피하는 일반고에 대해서는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 우수교원을 확보하는 등의 지원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자율형 사립고, 자율형 공립고, 국제고, 기숙형 고교 등 교육여건이 우수한 학교 형태를 더욱 다양화하고 학교 수를 늘려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진학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의한 병목 현상을 해소할 방침이다.

특히 학교·지역 간 학력 격차가 사교육에 의한 것인지, 특성화된 교육 프로그램 등 공교육이 뒷받침된 데 따른 것인지 자세히 분석·진단해 학교 및 지역별 맞춤형 처방법을 내놓기로 했다.

지난 4월 교과부가 지역별 수능 성적을 공개할 때도 수년간 최고의 성적을 거두는 광주, 제주는 사교육 혜택이 서울에 비해 적지만 학부모, 학교, 교육당국이 학생의 실력 향상에 관심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었다.

광주는 '실력 광주'를 내세우며 그간 학력신장을 강조해왔고 특히 독서교육을 특화해 독서지도 학부모 회원이 5천여명에 달할 정도라는 것이다.

제주는 서귀포시가 비평준화지역이고, 제주시도 평준화지역이지만 희망을 받아 진학하게 하고 있으며, 서울도 당장 2010학년도 고교 입시부터 제한된 범위에서 원하는 학교를 지망하는 '고교 선택제'가 도입된다.

학교 교육의 질은 결국 교원의 실력에 의해 좌우된다는 판단에 따라 일부 교원노조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내년 3월부터 전국 모든 학교에서 교원평가제를 전면 도입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를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교원평가제법이 연내 반드시 국회를 통과하도록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교과부는 그러나 이번 성적 공개가 평준화 존폐 논쟁을 불러일으키거나, 학교를 서열화하거나 고교에 등급을 매겨 대학입시에 반영하는 것을 허용하느냐는 등 '3불(不) 폐지' 논란으로 번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교 형태가 다양화하고 뒤처진 학교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교육역량을 끌어올린다면 평준화를 유지해야 하느냐, 해체해야 하느냐는 공방은 자연스럽게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드러난 학교 간 격차는 = 최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실과 조선일보가 공개한 2009년 수능성적(평균점수, 영역별 1등급 비율) 분석에 따르면 특목고나 비평준화지역 명문고 등과 일반고 간의 성적 격차는 심각했다.

서울과 6대 광역 시도 소재 고교의 외국어 영역 점수는 상위 100개 일반고 평균점수가 113.7점인데 비해 하위 100개 일반고의 평균점수는 70.3점으로 나타났다.

특목고와 일반고의 성적 격차는 더욱 심했다.

수능 3개 영역(언어ㆍ수리ㆍ외국어) 평균 합산 상위 30개 중 26개가 외고와 자율형 사립고였고, 나머지 4개 학교는 모두 비평준화 소재지 학교였다.

수리영역의 경우 전국에서 가장 점수가 높은 대원외고가 138.9점이었지만, 일반고 중에는 평균 30점 대에 불과한 학교도 있었다는 것이다.

외국어영역에서도 80점 이상 격차가 벌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일반계고 중 성적이 우수한 학교로는 비평준화지역에서는 충남 한일고, 경기 동산고, 평준화지역 학교에서는 서울 영동고ㆍ경기고ㆍ휘문고ㆍ숙명여고ㆍ서울고, 대전 대덕고 등으로 분석됐다.

특히 7대 도시의 평준화고를 학교끼리 비교했을 때 가장 성적이 좋은 부산 개성고(348.3점)와 가장 성적이 떨어지는 인천과 서울의 모 학교들 성적이 100점 가까이 차이 날 정도로 평준화 학교들 간의 성적 격차도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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