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휴업을 결정한 학교가 하루 사이 배로 증가해 28일 현재 무려 200곳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일선 학교를 중심으로 한 신종플루의 무서운 확산 기세와 학교·학부모의 혼란과 우려를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보고 학교별 휴업 기준 마련, 지역별 휴교령 검토 등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교과부는 이날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의사, 초ㆍ중ㆍ고교 교장, 학부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종플루 관련 긴급 전문가 회의를 열고 학교별 휴업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교과부 장기원 기획조정실장은 "전염을 예방하는데 휴업이 과연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이 많다"며 "하지만 하루 사이 휴업 학교가 배로 늘어나는 등 상황이 심각해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교과부 집계에 따르면 28일 오전 0시를 기준으로 휴업을 결정한 학교는 전국적으로 유치원 26곳, 초등학교 103곳, 중학교 55곳, 고등학교 14곳 등 총 205곳이다.
이는 전날 집계(97곳)에 비해 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며 교과부가 신종플루로 인한 휴업 학교 수를 공식 집계한 8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휴업 학교 수는 8월21일 5곳, 8월24일 38곳, 8월25일 46곳으로 증가하다 교과부가 휴업 자제령을 내린 뒤 9월1일 34곳, 9월22일 8곳, 9월29일 6곳으로 줄었으며 다시 10월20일 18곳, 10월26일 97곳, 10월27일 205곳 등 이달 중순 이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교과부는 이에 따라 오전 열린 전문가 회의에 이어 이날 오후 8시에는 서울역 회의실에서 전국 16개 시도 부교육감을 긴급 소집해 휴업 대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내일 중 보건복지가족부와 협의해 정부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휴업 대책과 관련, 교과부는 학교당 몇%의 학생이 감염됐을 때 휴업을 결정한다는 내용의 휴업 기준(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방안과 아파트 밀집지역 등 소지역 단위로 단체 휴교령을 내리는 방안 등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휴교는 시도 교육감이 학교 문을 닫게 하는 강제적인 조치이고, 휴업은 학교장 재량에 따라 임시로 수업을 쉬는 것이다.
현재 교과부는 휴업의 경우 특정한 기준 없이 학교장 재량에 따라 결정하도록 하고 있어 최근처럼 신종플루가 급속히 확산하는 상황에서는 일선 학교가 겪는 혼란이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교과부는 그러나 이미 신종플루가 지역사회 감염 단계로 접어들어 학교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도 얼마든 감염에 노출될 수 있고 수업 결손에 따른 피해도 크다고 판단해 휴업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왔다.
장 실장은 "예방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감염자 수가 정점에 도달하는 시점을 최대한 늦출 필요가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휴업이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전국 단위의 휴교령은 여전히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교과부는 시도 부교육감 회의, 복지부와의 협의를 마치고 이르면 29일 중 휴업에 대한 정부의 최종 입장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