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술과학부가 '녹색 뉴딜사업'의 하나로 '그린스쿨' 사업을 벌여놓고 내년부터는 시ㆍ도 교육청이 자체 예산으로 사업비를 조달하도록 떠넘겨 반발을 사고 있다.
1일 경남도교육청과 교과부 등에 따르면 교과부는 학교당 평균 50억원 가량을 투입해 각종 시설을 친환경적으로 전면 개보수해 '그린스쿨'로 변신시키는 사업을 지난 3월 예고하고 경남 3곳 등 전국 52개교를 선정했다.
교과부는 사업 첫해인 올해는 학교당 30억∼55억원 가량, 전국적으로 총 1천960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일반교부금 형식으로 내려보내고 연내에 사업을 마무리하도록 독촉했다.
그런데 교과부는 내년에도 이 사업을 계속하도록 하면서도 사업비는 시ㆍ도 교육청에서 알아서 조달하도록 해 시ㆍ도 교육청 관계자들이 황당해 하고 있다.
교과부는 당초 2012년까지 모두 200개교의 그린스쿨을 만들기로 하고 1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가 1년도 안돼 슬그머니 시도교육청에 비용을 떠넘긴 것이다.
이에 따라 경남교육청 등은 당장 내년도 그린스쿨 예산을 확보하는데 비상이 걸렸다.
경남의 경우 내년에도 올해 수준으로 사업을 계속하려면 올해 3개교 사업비 151억원에다 물가인상 등을 고려해 160억원 이상을 편성하려고 했다.
그러나 교부금이 전혀 지원되지 않고 자체예산으로 사업을 계속해야 한다면 절반가량인 80억원 가량만 편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그린스쿨 사업 자체도 첫 해에 비해 규모나 내용 면에서 수정이 불가피한데다 도 교육청의 다른 사업 차질과 함께 예산 운용의 경직성이 우려된다.
여기다 경남에서는 2003년부터 성격이 비슷한 '녹색학교' 가꾸기 사업을 시작, 학교당 연간 2천500만원씩 2년간 5천만원을 지원해오고 있고 올해까지 91개교에 53억원이 지원됐다.
그린스쿨 사업비로는 한 학교에 지원될 예산을 90여개교에 지원해 사업을 해온 것이다.
물론 그린스쿨 사업은 생태 및 에너지 절감형ㆍ친환경 소재형 학교에다 건강하고 안전한 학교 등 세부 사업 내용이 훨씬 많지만 일선에서는 "시급하지 않는 사업에 그렇게 많은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응도 적지 않다.
특히 학교를 전면 개보수하는 사업 성격상 수업에 지장을 줄 우려도 있어 고교의 경우 신청 자체를 꺼려 올해 선정된 52개교 가운데 고교는 6곳에 불과하다.
공사기간도 촉박해 교과부측은 올 연말까지 공사를 끝내도록 했다가 학교와 시ㆍ도 교육청의 건의로 내년 신학기 이전까지 준공하도록 했지만 이 역시 지켜질 지 의문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교과부는 조만간 시ㆍ도 교육청 관계자들을 모아놓고 이 사업에 대한 대책회의를 할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친환경 기법과 그린에너지 효과 등을 한꺼번에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인 사업으로 구상된 것"이라며 "내년에도 사업을 계속한다는 방침은 확실하지만 국비 지원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여 사업 전망이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