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동안 대학 신입생들의 직업관과 연애관이 현실을 더 중시하는 쪽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건국대(총장 오명)가 최근 10년간 수행한 신입생 의식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학생들의 직업 선택, 이성교제, 학업 등과 관련해 이상(理想)보다 현실에 더 많은 무게를 두는 학생이 늘어났다.
이는 과거 대학생들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진취성과 정신적 순수성이 갈수록 퇴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새내기들의 의식변화는 직업관에서 잘 나타났다. 일자리를 고를 때 최우선으로 고려할 항목으로 '적성'을 꼽은 비율이 2000년 60.5%에서 올해 46%로 감소했으나 '보수(報酬)'를 택한 비율은 9.5%에서 15%로 급증했다.
장래 발전(발전 가능성)을 택한 비율은 같은 기간에 24.3%에서 15%로 감소했다. 현실 안주 성향이 높아진 탓이다.
대학 진학 동기나 선택에서도 현실적 이익을 고려하는 학생들이 부쩍 늘었다.
가장 중요한 대학 진학 동기로 '사회ㆍ경제적 지위 획득'을 꼽은 응답자는 2000년 2.8%였으나 올해는 1∼2개를 택한 복수응답자 중 20.6%가 이를 골랐다.
대학 선택 기준에서도 '사회적 평판'과 '취업 전망'을 가장 중요한 선택 이유로 든 학생들이 과거 각각 3.2%, 9.3%였지만 올해는 복수응답자 가운데 16.9%, 14.7%가 이를 꼽았다.
이성을 교제할 때도 상대방의 마음씨나 지능 등 숨겨진 인간적 가치보다는 겉으로 드러난 생김새를 우선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이성교제 상대를 선택하는 우선적 기준으로는 올해 신입생 중 가장 많은 40.8%의 학생들이 '성격'을 꼽았으나 그 비율은 2000년 조사의 65.1%보다 크게 낮아졌다.
반면 '외모'라고 응답한 비율은 2000년 6.3%에서 2009년 18.6%로 3배가량 늘었고 '느낌'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비율도 19.8%에서 26.2%로 높아졌다.
이성교제 상대의 '경제능력'을 가장 중시한다는 응답도 2000년 1.0%에서 2009년에는 2.6%로 늘어났다.
건국대 관계자는 "아무래도 시간이 흐르면서 학생들이 현실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 대학도 한국 사회의 부분인 만큼 이런 경향은 전체 사회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