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9개 외국어고교의 2010학년도 입시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도내 각 외고의 홈페이지에 올려진 신입생 선발시험 원서접수(9일 오후 5시 마감) 상황을 집계한 결과 총 2천974명 모집에 1만831명이 지원해 3.64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2009학년도 평균 경쟁률 6.70대 1에서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2008학년도에는 8.6대 1로 더 높았다.
2007년 시험지 유출 사고로 2개 학급이 감축되는 홍역을 치른 김포외고는 15.90대 1에서 2.51대 1로 가장 큰 경쟁률 하락을 보였다.
지난해 정원의 7배 이상 몰렸던 용인외고, 안양외고, 수원외고는 각각 2.82대 1, 5.74대 1, 3.80대 1로 낮아졌다.
이밖에 과천외고 4.75대 1, 동두천외고 3.69대 1, 경기외고 1.80대 1, 성남외고 3.85대 1, 고양외고 4.88대 1 등으로 경쟁률이 들쭉날쭉했지만 지난해보다 높아진 곳은 한 곳도 없다.
외국어우수자, 성적우수자 등의 특별전형에서 정원에 미달한 학교들도 나왔다.
김포외고는 30명을 우선 선발하는 성적우수자 전형에 7명이 지원했고, 고양외고의 스페인어우수자(정원 3명)와 글로벌 인재(10명) 전형에는 각각 1명과 4명이 원서를 내 미달 사태를 빚었다.
수원외고도 일본어우수자 전형 경쟁률이 0.5대 1로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경기외고는 일반성적우수자(0.84대1), 용인외고는 일반(0.41대1)에서 지원자가 정원에 못 미쳤지만 특별전형 탈락자들이 자동으로 포함되기 때문에 정원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
외고 경쟁률이 크게 하락한 것에 대한 교육당국과 일선학교 교사, 학부모들의 반응은 서로 달랐다.
경기도교육청 안영권 장학사는 "올해부터 지역 제한이 적용돼 합격생의 30% 안팎을 차지했던 서울 수험생들이 지원할 수 없게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원의 한 중학교 입시담당 부장교사는 "올해부터 내신 비중이 높아져 무턱대고 원서를 써주지 않고 성적이 합격 가능권에 든 학생을 가려서 지원하도록 진학지도를 한 것이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중3 학부모 윤모(43.용인시 수지구)씨는 "정치권의 움직임을 보면 외고를 폐지하거나 대폭 손질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아이의 외고 지원을 포기하도록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