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치러진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과 대체로 비슷한 난이도를 유지한 가운데 특히 언어와 외국어영역이 까다롭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변별력 확보를 위해 영역별로 고난도 문항이 고루 출제됐으며, 수리영역의 경우 지난해와 올해 6월,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쉬웠지만 당락을 좌우하는 영향력은 여전히 가장 클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올해는 수능 지원자 수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났고, 주요 대학 중 학부제에서 학과제로 전환해 학생을 모집하는 곳이 있어 중ㆍ상위권 인기학과의 경쟁률이 예년보다 높아지고 눈치작전도 치열할 것으로 입시기관들은 내다봤다.
정병헌 수능 출제위원장(숙명여대 국문과 교수)은 이날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시험 난이도는 작년과 비슷하게 맞췄고 올해 6월과 9월 모의평가 때보다는 좀 더 쉽게 출제하려고 노력했다"고 출제방향을 설명했다.
작년 수능의 경우 언어, 수리, 외국어 등 주요 영역이 전반적으로 어렵게 출제됐고, 특히 수리영역이 상당히 어려웠다는 평가가 많았었다.
입시기관들도 대체로 비슷한 평가를 했다.
EBS는 "언어의 경우 작년보다 조금 어려웠고, 특히 비문학(읽기)이 까다롭게 출제됐다. 지문별로 변별력을 높이려는 문항이 1개씩 출제돼 체감 난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이사는 "전체적으로 작년보다는 어렵고 모의평가 때보다는 쉬웠다"며 "수리가 쉬웠다고는 하나 상위권에서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표준점수 차이가 크게 벌어져 결국 수리를 잘한 학생들이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가스터디 이석록 입시평가연구소장도 "외국어가 지난해보다 어려워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며 "수리는 평균점수 자체가 낮은 과목이다 보니 표준점수가 다른 영역에 비해 높아 입시에서의 큰 영향력은 유지될 것"이라고 평했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응시자 수가 늘어난 데다 일부 주요 대학의 경우 학부제에서 학과제로 전환한 곳들이 있어 중상위권 학생들의 경쟁이 예년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진학사는 이날 오후 8시30분 기준으로 수험생 1만5천여명의 가채점 점수를 분석한 결과, 1등급 구분 원점수가 언어(93점)와 수리 가(89점), 나(92점)는 지난해보다 각각 1점, 6점, 13점 높아지고 외국어(93점)은 2점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2등급 구분 원점수는 언어 87점, 수리 가 80점, 수리 나 84점, 외국어 86점으로 추정됐다.
한편, 이번 시험에서는 사회문화 10번 문항의 지문에서 '야노마모'를 '야노마노'로 표기한 오타가 생겨 이례적으로 정정지를 추후 각 고사장에 내려보내 수험생들에게 나눠주는 일도 있었으나 문제풀이에는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 수능에는 작년보다 15%나 증가한 67만7천834명이 지원, 3만9천306명이 시험을 안 봐 5.81%의 결시율(1교시 기준)을 보였다.
이는 작년 결시율(4.95%)보다 0.86% 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결시율이 전년도보다 상승한 것은 4년 만이다.
특히 올해는 2천717명이 신종플루 확진이나 의심 증상 판정을 받아 분리 시험실에서 격리된 채 시험을 치렀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6일까지 수험생들로부터 문제 및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접수한 뒤 심사를 거쳐 25일 최종 정답을 발표할 예정이다.
수능 성적표는 다음달 9일 수험생들에게 개별 통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