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치러진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리영역이 작년보다 쉽게 출제돼 원점수를 기준으로 1등급과 2등급 구분 점수가 작년보다 대폭 상승할 것으로 일부 학원이 13일 전망했다.
이에 따라 수리의 표준점수 최고점(원점수 만점자의 표준점수)은 가형이 12점, 나형이 18점 하락하고 언어영역도 7점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어렵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 외국어영역은 3점 정도 상승하고 사회·과학탐구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최대 14점까지 벌어져 유ㆍ불리 논란이 재현될 것으로 전망됐다.
표준점수는 같은 영역의 시험을 치른 응시자 집단에서 해당 수험생의 상대적인 성취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대부분 대학이 정시에서 이 점수 또는 백분위를 반영한다.
학원가는 그러나 이들 자료는 어디까지나 일부 수험생을 상대로 분석한 추정치인 만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모든 응시자 성적을 분석해 통지하기 전까지 희망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는데 참고자료로만 이용하라고 당부했다.
◇"1등급컷 언어ㆍ수리↑…외국어↓" = 온라인 교육업체인 메가스터디가 수험생 12만여 명의 가채점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수리 가형의 1등급 커트라인은 원점수 89점으로 작년 본수능보다 8점, 수리 나형은 92점으로 13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상위권에 해당하는 2∼4등급의 등급구분 점수 상승폭은 더욱 커 수리 나형은 등급별로 16∼17점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작년보다 어려웠다"는 반응이 나온 외국어의 1등급 구분 점수는 93점으로 작년 수능 대비 2점 하락하고, 2∼4등급 구분점수 역시 작년보다 4점 안팎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언어영역 점수는 1등급 커트라인이 94점으로 추정돼 작년보다 상승하고 중위권에 해당하는 3∼4등급 구분점수는 5∼6점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메가스터디는 봤다.
사회탐구영역의 경우 국사, 한국지리, 법과사회가 작년보다 어렵게 출제돼 1등급 구분점수가 40∼48점 수준이 될 것으로 점쳐졌다.
과학탐구에서는 물리와 화학 등급컷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물리1은 작년에 원점수 만점(50점)을 받아야 1등급을 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는 43점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수능시험 출제진이 매년 탐구영역의 난이도 조절을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올해도 역시 과목별 표준점수 격차는 여전했다는 것이다.
청솔학원은 수험생 3만5천여 명에 대한 가채점 결과를 통해 1등급 커트라인을 언어 93점, 수리 가형 87점, 나형 92점, 외국어 93점으로 예상했다.
진학사도 이날 오전 8시 기준으로 수험생 11만여 명의 가채점 점수를 분석한 결과를 통해 1등급 커트라인을 수리 가형 88점, 나형 92점으로 전망했다.
2ㆍ3등급 커트라인은 수리 가 78ㆍ70점, 수리 나 84ㆍ73점으로 내다봤다.
외국어의 경우 1∼3등급 기준은 각각 93점, 84점, 74점으로, 언어의 1∼3등급 기준은 각각 93점, 88점, 82점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 학원의 분석 결과는 일부 과목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대체로 거의 동일한 수치를 보였다.
◇"수리 나 표준점수 최고점 18점↓" = 표준점수 최고점에 대한 분석에서는 수리 가형이 142점으로 작년 154점에 비해 12점, 수리 나형은 140점으로 작년 158점에 비해 18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메가스터디는 밝혔다.
언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3점으로 작년 140점에 비해 7점 떨어졌고, 외국어는 예상대로 난도가 높아져 표준점수 최고점이 139점으로 작년 136점에 비해 3점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업체의 영역별 등급 커트라인 분석에서 과목 간 난이도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난 탐구영역은 표준점수의 차이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회탐구의 경우 작년과 마찬가지로 경제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80점으로 가장 높아 한국근현대사(66점)와 14점의 차이를 보였다.
과학탐구는 화학2가 76점으로 가장 높았고, 지구과학1이 67점으로 가장 낮아 표준점수 차이는 9점 정도로 파악됐다.
청솔학원은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을 언어 137점, 수리 가형 146점, 수리 나형 143점, 외국어 140점으로 각각 집계해 메가스터디와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 "수리 나형 만점자 12배 ↑" = 메가스터디는 수리와 언어가 작년보다 쉬웠던 만큼 이 과목의 만점자 비율도 작년보다 3∼4배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언어 만점자는 작년의 경우 응시자의 0.12%(643명)였으나 올해 0.29%(1천963명)로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또 작년 만점자가 응시자의 0.08%(95명)에 불과했던 수리 가형도 0.3%(430명)로 4배 이상 늘고 나형은 작년 0.11%(442명)에서 올해 1.09%(5천372명)로 12배 이상 증가한다는 것이다.
외국어 만점자는 작년 0.97%(5천340명)에서 0.75%(5천6명)로 다소 줄 것으로 이 업체는 전망했다.
다만 만점자 비율은 원서접수자를 기준으로 계산한 것으로 실제 응시자 수를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다소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청솔학원은 수리 나형의 만점자 비율을 1.4% 전후로 추정했다.
한편, 메가스터디는 "언어와 수리의 표준편차가 작년보다 커졌는데, 표준편차가 상승하면 표준점수 차이가 원점수 차이보다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올해 수리 나형의 변별력이 줄어 다른 영역에 비해 수학의 성적이 좋았던 수험생이 불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