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실시된 2010학년도 중등교사 임용 1차 필기 시험에서 출제 오류로 한 개 문항이 복수 정답 처리돼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중등 임용시험이 끝난 뒤 수험생들로부터 문항 및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은 결과 총 165문항에 대해 721건의 이의신청이 접수됐고, 심사를 거쳐 이중 164문항에 대해서는 `이상없음'으로 판정했다.
하지만 나머지 1문항, 즉 일반사회 27번은 당초 정답으로 발표한 ③번 외에 ①번도 정답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일반사회 27번은 A국과 B국의 고기, 밀에 대한 생산 및 교역 조건을 표로 제시하고 이에 대한 옳은 진술을 보기 ㄱ, ㄴ, ㄷ 중에서 고르도록 한 문제다.
평가원은 이 가운데 보기 ㄱ과 ㄴ이 포함된 ③번을 정답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수험생들로부터 `정답이 잘못됐다'는 이의신청이 접수돼 학회의 자문을 받아 다시 검토한 결과 보기 ㄴ의 경우 해석하기에 따라 옳은 분석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보기 ㄴ은 `A국에서는 고기의 밀에 대한 상대가격은 밀로 표시한 고기의 기회비용보다 크다'는 진술인데, 이를 `교역 전 고기의 기회비용'으로 해석하면 진술 내용이 옳고 `교역 후 고기의 기회비용'으로 해석하면 진술이 틀리다는 것.
따라서 보기 ㄴ을 옳은 진술로 해석해 ③번을 고른 수험생은 원래대로 정답 처리하고 ㄴ을 틀린 진술로 해석해 ㄴ이 포함되지 않은 ①번을 고른 수험생도 정답 처리하기로 했다는 게 평가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객관식 문제에서 `옳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는' 해석은 정답에서 제외해야 하며, 따라서 ③번이 아닌 ①번만을 정답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수험생은 평가원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작은 점수 차이로 당락이 좌우되는데 명확하지 않은 답을 정답 처리하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평가원은 지난해 중등 및 초등 임용시험 때도 일부 문항에서 오류가 발견돼 중등은 뒤늦게 정답을 정정하고 수험생 22명을 추가 합격시킨 바 있다.
그러나 초등의 경우 수학에서 올해 중등 일반사회 문항과 마찬가지로 `진술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정답이 달라진다'는 이의신청이 제기됐지만 이번과 달리 복수정답을 인정하지 않아 수험생들이 소송을 내는 등 논란이 일었다.
평가원 김성열 원장은 "작년 초등의 경우 복수정답 인정에 관한 사항은 아니었으며, 자문을 구한 학회들 간에 이견이 있었지만 이번 중등 문항에 대해선 학회에서 `복수정답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만을 보내와 복수정답으로 처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중등 임용시험에는 취업난 등의 여파로 수험생들이 대거 몰리면서 원서 접수자 기준으로 서울 41.2대 1, 광주 43.1대 1, 대전 35.6대 1 등 지난해보다 훨씬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