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지급이 유보되긴 했지만 언제 또 이 문제가 불거질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유보된 것이지 철회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교사들은 이 문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해 논란이 많다. 유보 발표 이후 동료 교사들은 "이제는 쥐도 새도 모르게 각자의 통장으로 입금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많은 학교에서 교육부의 유보발표와 관계없이, 아니 유보를 발표하면서도 성과급 선정위원회의 선정 작업은 계속될 것으로 발표돼서,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정해 이미 보고했다고 한다. 그 대상자 선정이 객관적인 평가자료에 의하여 선정된 학교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몇몇 교사들이 모여서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대충 만들어서 보고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또한 누가 받더라도 반납을 한다는 조건을 내건 학교도 있고 다시 모아서 균등분배를 한다고 결정한 학교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그 대상자들에게 정해진 액수의 성과급을 입금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일 것이라는 것쯤은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되겠지만, 지급한다고 하였다가, 유보한다고 하였다가, 다시 슬며시 지급된다면 교육계는 또 한번 갈등의 회오리 속에 갇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성과급에 대한 문제는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처리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일부 보도에 의하면 단체별(학교별) 지급을 검토한다고 하는데, 그것 역시 지역에 따라 학교별 교육여건의 차이가 많은 실정을 감안할 때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된다. 그렇지 않아도 교직사회 외부에서는 이 성과급 문제로 교사를 `안일한 집단'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고 한다. 한바탕 몰아친 성과급 바람이 결국 교단의 전문성과 명예만 추락시킨 꼴이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는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금의 상황에서 성과급이 지급되든 안되든 교사들간에는 이미 불신과 갈등이 도를 넘어선 상태다. 교사들은 성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고, 그것이 향후 부적합 교사를 퇴출시키는 도구로 사용될 소지가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교사들은 "열심히 하지 않는 교사들만 반대하고 있다"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성과급 때문에 교사와 교장·교감과의 사이가 심각한 대결구도로 발전했던 학교도 많이 있었다. 성과 금을 받던 안 받던 그것이 교장·교감과 교사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가 많이 있었던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또한 성과급 선정위원회를 하면서 젊은 교사와 원로교사의 사고 차이로 갈등이 많았었다. . 이렇게 교육계 내부의 갈등과 불신이 훤히 드러난 상태에서 성과급 유보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추스르고 매듭짓느냐가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교육부가 또다시 쥐도 새도 모르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할 것이다. 모두의 성과를 인정하고 교사 모두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진정한 `성과급'이 지급될 수 있도록 교육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이창희 서울 강현중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