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접수를 서울 주요 대학이 23일 마감한 결과, 연세대와 고려대 등 서울 주요 사립대의 경쟁률은 작년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대의 경쟁률은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수험생 자체가 8만명 이상 늘어난데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쉽게 출제되면서 상위권 수험생층이 두터워져 원서접수 마감 직전까지 '눈치작전'이 치열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 사립대 인기 더 높아져 = 각 대학과 입시기관에 따르면 고려대의 경쟁률은 올해 4.11대 1로 작년의 3.99대 1보다 소폭 상승했다.
연세대도 전년(4.17대 1)보다 조금 오른 4.24대 1을 기록했고 서강대(5.06대 1→5.1대 1), 이화여대(3.5대 1→3.53대1) 등도 상황이 비슷했다.
반면 서울대는 2008학년도 4.82대 1에서 2009학년도 4.63대 1, 2010학년도 4.53대 1로 계속 내리막을 걸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상위권 학생들의 서울대 하향 안정지원 경향이 강해지면서 경쟁률이 작년보다 더 줄었다"며 "가군 고려대·연세대에서는 서울대 지원을 포기한 상위권 학생들이 소신 지원을 하면서 소폭 상승효과가 일어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 눈치작전 극심 = 올해 수능 언어와 수리 등이 쉽게 출제되면서 고득점자가 늘어 막판까지 다른 수험생의 동향과 원하는 모집단위의 경쟁률 추이를 살피는 등 눈치작전을 벌인 끝에 원서를 몰아넣는 '벼락치기 지원'이 주류를 이뤘다.
연세대의 경우 가군 전체 지원자 8천459명 중 절반이 넘는 4천748명(56.1%)이 마감날인 23일 오후에야 지원서를 접수했다.
고려대도 이런 막바지 지원자가 전체 8천437명 가운데 5천507명으로 무려 65.3%에 달했다.
이화여대는 마감일 오후 1시30분 지원자가 3천989명에서 최종 마감 때 6천190명으로 뛰었고, 성균관대 가군도 마감일 오후에 접수자가 2천875명에서 6천672명으로 급증했다.
청솔학원 평가연구소 오종운 소장은 "상위권이 두터워져 다들 어느 학교 어느 과를 써야 하는지 고민하다 보니 혼선이 컸다"며 "하향 안전지원을 했다가도 경쟁률이 높아진 탓에 낙방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취업 학과가 최고 = 학과별 경쟁률은 날로 심해지는 취업난을 반영하듯 실용학문의 강세가 여전했다.
동국대는 식품산업관리학과가 11명 정원에 113명이 몰려 경쟁률이 10.27대 1까지 치솟았고 경희대도 식품영양학과가 12.87대 1(23명 선발에 296명 지원)을 기록했다.
고려대는 보건행정학과가 21명 모집에 171명이 지원해 8.14대 1로 최고 경쟁률을 보였고, 연세대는 100% 영어로 강의하는 언더우드학부가 7.17대 1로 집계됐다.
로스쿨이 도입되면서 법대를 대신해 인문계열 최상위권 학과로 자리 잡은 경영학과 '열풍'이 여전해 성균관대가 간판 학과로 내세운 글로벌경영학부는 20명 모집에 246명이 지원해 12.3대 1, 서강대 경영학부는 156명 정원에 원서 접수자가 958명에 달했다.
또 경희대 국제캠퍼스 보컬 부문이 3명 선발에 무려 347명이 원서를 내 124.67대 1의 기록적 경쟁률을 보였고, 20명을 뽑는 성균관대 연기예술학 연기부문에는 677명이 몰려 33.8대 1을 기록했다.
어문 계열도 대세는 실용이었다.
한국외대는 남미 자원 무역의 바람을 타고 스페인어과가 8.13대 1(15명 정원에 122명), 인하대는 영어교육과가 6.4대 1로 강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