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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시 당선소감> 오늘 나는 살아 눈 뜬 자가 되고 싶다


당선 소식을 받았다.
일단 기쁨보다 부끄러움이 앞섰다.
그 무언지 모를 이유로 나는 며칠 동안 이 소식을 입안에 물고 우물거렸다.
학교에 당선 공문이 도착했다.
당선소감을 써 달라는 것인데, 무엇을 써야할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시 한편 쓰는 것보다 소감을 쓰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살아도 산 것이 아닐 때가 있었다.
내면에 우울한 무기력이 창궐하여 시간을 생매장시키던 때가 있었다.
나는 반생을 그렇게 살았다.
산 자의 몸에서 나는 腐臭가 사라진 자의 소멸보다 지독하다고 느꼈을 때,
나는 썩어도 거름이 되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그 때 바싹 마른 나뭇잎 하나가 내 가슴을 건드리며 날아갔고,
나는 살고 싶었다.
火口의 재처럼 사라지고 싶지 않았다.
나는 간절히 詩를 찾았고 시의 젖가슴을 더듬었다.
몸속의 죽은 꿈들에 새살이 돋기 시작하자
나의 별에도 따스한 봄이 몰려왔다.
생은 지독하게 허무했고 지독하게 아름다웠다.
내일이 나를 담보해 주지 않을지언정,
오늘 나는 살아 눈 뜬 자가 되고 싶다.

한국교육신문사에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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