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계 안팎에서 교원평가방안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물론 세계 여러나라에서도 이미 오래 전부터 교원의 전문가적 자질 향상을 목적으로 한 질관리 차원의 교원평가제를 실시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기존의 인사관리형 근무평정제도의 불합리성을 개선한다는 명목 하에 교원의 전문성 신장 및 능력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교원평가방안을 마련․제시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교원 수업 전문성 제고 방안'(시안)에 의하면, 내년 3월부터 전국 모든 학교에서 교원능력개발평가를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 교사들은 학기별로 2회 이상 수업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하며, 학교의 교육력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는 학교 단위 성과급제가 도입될 전망이다. 교사의 평가는 교장, 교감 등 관리자뿐만 아니라 동료 교사, 학생,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다면평가로 이루어지게 된다. 이번 방안은 학교 교육의 질이 교사의 자질에 의해 좌우된다는 시각에서 출발해 교사의 수업능력을 끌어올리려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현행 교원근평제도의 객관성, 공정성의 결여와 교원들의 전문적 능력을 개발하는데 미흡했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교원들이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교육의 본질적 목적은 전인적 교육을 추구하고 있는 보통교육이다. 특히 교사평가에 있어 수업능력 여하만의 평가가 교육적 가치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편향된 사고이다. 왜냐하면, 초․중등교육은 학생들의 지적능력의 향상과 더불어 인성교육을 함께 추구해 나가야 할 필연적 사명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교과부에서 마련된 교원평가방안이 해결해야할 몇 가지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교장 및 교감에 대해 보다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학교경영에 대한 단위학교 자율성의 토대를 최대한으로 마련해줘야 한다. 지금까지도 학교경영자에게 무한의 책임만 부여했을 뿐이지 실질적으로는 자율경영체제를 보장해 주지는 못했다고 본다.
둘째, 교원 본연의 업무인 장학과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야 한다. 학급당 학생수와 수업시수를 적정하게 감축하고, 교육 및 교수활동에 직접적인 업무를 제외한 각종 교육외적 잡무를 없애야 한다. 지금도 교원들은 교수활동 외적으로 쏟아지는 업무로 인해 교수활동보다 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평가는 한 쪽의 발목을 묶어 놓고 달리기에 최선을 다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셋째, 학생, 학부모의 교원에 대한 평가가 교원의 전문적 자질 향상을 위한 참고자료로만 활용되도록 해 평가의 공정성 훼손과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현상적으로 보이는 수업의 양태만 보고 교원들의 전문성을 과연 명확하게 축정할 수 있을까.
따라서 교원평가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평가모델이 구체적으로 개발돼야 한다. 또 교원들이 각종 연구 및 연수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교직생애 프로그램의 개발과 질관리 지원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교원들은 새로운 교원평가제도 도입 자체에 대해 일방적으로 우려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교육 본질을 추구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