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18일 `공부하는 학생선수 지원 시범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학생선수들의 학력저하 문제가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부처와 함께 학기 중 대회 개최 금지, 초중고 축구 리그제 전환, 최저학력제 도입 등 여러 개선 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는 것.
따라서 교과부는 올해 전국 12개 학교를 시범학교로 지정해 학습보조 인턴교사와 스포츠 과학 자문단을 투입하고 스포츠 용품ㆍ기구ㆍ영상분석 장비를 지원하는 등 체계적인 학교 운동부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 학생선수 관리실태 = 교과부에 따르면 학생선수들의 학력저하 문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잦은 대회 출전 등으로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고, 수업에 참가하면 그만큼 경기 연습에 투자하는 시간을 뺏겨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인식 탓이다.
실제 교과부가 2006년 공식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중학교 학생선수의 75%, 고교는 97.8%가 교과성적이 하위 20% 이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회가 대부분 학기 중 평일에 개최되는 것도 문제다.
최근 평일 또는 학기 중 경기를 금지하는 대책이 추진되고는 있지만 2007년 7월부터 2008년 8월까지의 경우를 보면 교육감ㆍ교육장기 대회 중 주말 리그대회를 제외하고 총 대회기간 1천659일 중 1천162일(70%)이 평일이었다.
수업 결손을 보충하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미흡한 실정이다.
체육과학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대회 출전 등으로 수업에 빠진 학생에게 보충수업을 하는 학교는 조사 대상의 절반(51.2%)에 그쳤으며 보충수업을 해도 형식적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 외국의 사례는 = 일본은 1964년 도쿄올림픽 이후 소수의 엘리트 체육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자 일반 학생의 스포츠 활동 참여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대책이 추진됐다.
1989년에는 운동부 활동을 교육과정으로 인정해 일반학생의 스포츠 활동 참여율이 1996년 중학생 74%, 고등학생 49%로 높아졌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초등학교는 대외 경기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중ㆍ고교는 전국대회 출전을 각각 1회, 2회로 제한하고 있다.
일본축구협회는 `문무양도'(文武兩道)를 원칙으로 언어교육, 커뮤니케이션 능력 함양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바라키현 쓰쿠바시 메이케이 고교는 전교생의 60%가 11개 운동부에 참여하고 있는데, 정규수업 후 활동을 원칙으로 해 위반하면 연맹 및 교육위원회가 징계한다.
연습은 하루 2~3시간, 주 4~5회 실시되고 성적이 떨어지면 면담 후 보충수업을 받아야 하며 대회 및 훈련에는 참가할 수 없다.
미국은 중ㆍ고교 운동부를 고등스포츠위원회(National Federation of State High School Associations)에서 관리하는데 중ㆍ고교 성적이 4.0점 만점에서 평균 2.0점 이상이 되지 않으면 대회에 나갈 수 없다.
대회 출전으로 수업에 불참하면 특별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대학은 미국대학스포츠위원회(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가 관리하며 학생선수의 졸업률이 50% 이하이거나 성적이 일정 점수에 미치지 못하면 장학금 삭감, 징계 등 불이익을 준다.
또 평점이 2.0 이하이거나 일정 횟수 이상 수업에 빠지면 보충수업을 받아야 하고 대회에도 출전할 수 없다.
독일의 경우 학생선수들을 스포츠 기숙학교인 인터낫(Internat)에 머무르게 하면서 훈련 집중도와 학업 성취도를 동시에 높이고 있다.
16개 지역 39곳의 인터낫이 운영되는데, 지역별로 수영, 카누, 조정 등 종목을 특화해 가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