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변 나무 85% 충돌 상처, 200∼300년생 전나무 고사위기, 과속 방지턱 등 설치해야 생활 속 사안 선정해 다년간 치밀하게 관찰 체험탐구학습 목적에 충실한 작품 평가받아
제1회 전국중학생 현장체험탐구학습 보고서대회가 막을 내렸다. 첫 대회였지만 1548편의 작품이 접수돼 현장체험 탐구에 대한 중학생들의 높은 열의를 드러냈고 작품의 수준도 상당히 높았다. '나이가 많을수록 TV 시청 량이 많을까' '우리 조상들은 왜 배를 만들 때 소나무를 많이 이용했을까' 등 튀는 주제도 많았고 관찰하고 분석하는데 몇 년씩이나 공을 들인 학생도 있었다. 또 철저한 실험 결과를 제시하는가 하면 설문조사를 위해 발로 뛰며 정확한 데이터를 구한 학생들도 있었다. 청주 일신여중은 전체학생의 50%이상이 이번 체험활동에 참가해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대상을 받은 서울 장위중 이소정 양의 보고서를 보면 우리가 얼마나 주위환경을 소홀히 대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양의 작품은 "나무를 살리고 숲을 살리자"를 주제로 광릉수목원 입구 도로변 자동차의 충돌사고로 상처 입은 나무들에 대한 탐구보고서. 지난 98년 겨울방학부터 2001년 겨울방학까지 관찰에만 4년을 집중했다. 입구에 서있는 150그루(전나무, 오리나무, 소나무, 상수리나무) 중 85%에 해당하는 128그루가 충돌한 자국이 있고 그 중 30% 정도는 2∼4년 정도의 시간이 경과되면 완전 고사될 것 같다는 분석이다. 1년에 15∼20그루가 충돌사고로 심하게 상처를 입었으며 그 중 30%는 서서히 말라가고 있는 것도 확인됐다. 이대로 방치해 두면 15년 정도 지나면 200∼300년 생 전나무들 모두가 고사될 위기라는 판단이다. 상처 입은 나무를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당국에서 FRP라고 하는 검은 색 액체수지에다가 모래알갱이를 섞어서 칠을 해두고 있지만 2년 정도 지나면 모두 떨어져 버린다. 이 보다는 충돌로 인한 나무의 손상 자체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 이양의 생각. 이양은 자동차 헌 타이어를 펴서 나무 아래 부분에다가 감아주고 차단벽을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양은 "길바닥에 과속방지용 턱을 설치 등 3중 장치를 하고 숲길 곳곳에 경고문과 안내문을 설치해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사위원들은 "보고서의 양은 적었으나 우리의 생활과 미래를 위해 중요한 사안이면서도 우리들이 쉽게 간과할 수 있는 내용을 주제로 선정해 4년 정도의 치밀한 관찰해 체험탐구학습의 본래 목적에 충실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고 평가했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동해 광희중의 정의영 군 등 5명은 "동해시 관광지 실태와 개선 방안"이라는 다소 무게 있는 주제를 내놓았다. 동해시를 찾은 관광객 21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는 정성을 아끼지 않았다. 교통, 숙박시설, 식음시설, 관광기념품, 주차장 시설, 화장실 등 편의시설, 통신시설, 쓰레기 처리시설, 만족도 등에 대한 조사결과 전반적으로 문제점이 많다는 것이 결론. 지역의 특색 있는 음식 개발, 편의시설 확충 등이 가장 우선돼야 할 개선과제로 제시했다. 충남 태안 안면중학교 남찬희 양은 "옛 조상들은 왜 배를 만들 때 소나무를 고집하셨을까"라는 재미있는 주제를 골랐다. 소나무는 물에 얼마나 잘 견딜까, 소나무의 송진은 어떠한 성질이 있을까 등을 탐구했다. 특히 소나무가 물에 얼마나 잘 견디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소나무, 감나무, 느티나무의 톱밥과 나무토막을 수조에 담궈 30일 이상 그 변화를 관찰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톱밥가루를 1주일간격으로 비교. 소나무는 다른 나무에 비해 물에 오랜 시간 보관해도 잘 썩지 않고 재질이 조밀하고 단단하며 나무가 뒤틀리지 않아 배의 재료로 즐겨 사용됐다는 것이 남 군의 결론. 제목부터 독특한 서울 창덕여중 윤호영 양 외 2명의 "나이가 많을수록 TV를 많이 볼까". 1세부터 60세까지의 남녀 60명씩 총 120명을 연령대별로 TV시청시간을 질문 조사법을 통해 조사하고 결과도출을 위해 통계법까지 동원해 분석했다. 50-60대 들이 TV시청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결론. 캠코더까지 동원 자신들의 활동과정을 녹화했다. /서혜정 hjkara@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