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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확 바뀌는 외고 입시…내용과 `약발'은

`사교육 잡기' 초점…효과에 대한 논란은 여전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외고 체제 개편안에 따라 올해부터 달라지는 외고, 국제고 등 특수목적고 입시의 세부 전형계획을 26일 발표했다.

일종의 입학사정관제인 `자기주도 학습전형'을 도입해 스스로의 학습력, 독서경험 등을 중점 평가하고 영어내신과 면접만으로 선발하는 등 초점은 결국 고교 입시에서 사교육을 추방하는 데에 맞춰졌다.

하지만 평가요소로 계량화하기에 자기주도 학습능력의 개념이 다소 모호한데다 영어 사교육을 오히려 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이번 개편안이 과연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전형계획 세부내용은 = 개편안의 핵심은 올해부터 외고, 국제고 등 특목고 입시에서 자기주도 학습전형을 전면 도입하고 영어내신과 면접, 학습계획서 등으로만 학생을 선발한다는 것이다.

자기주도 학습전형을 하는 학교에는 외고, 국제고 외에 자립형 사립고, 비평준화 지역의 자율형 사립고, 면접 등으로 선발하는 자율학교 등이 포함된다.

자립형 사립고는 서울 하나고, 울산 현대청운고, 강원 민족사관고, 전북 상산고, 전남 광양제철고, 경북 포항제철고 등 6곳이며 비평준화 지역 자율형 사립고는 경기 안산 동산고, 충남 북일고, 경북 김천고, 자율학교는 경기 양일고, 충남 한일고, 충남 공주대 부설고, 전북 익산고, 경남 거창고 등이다.

자기주도 학습전형은 말 그대로 학생의 잠재력, 자기주도 학습능력 등을 평가하는 것으로 외고ㆍ국제고의 전형과 자립형ㆍ자율형 사립고ㆍ자율학교 등의 전형 방식이 조금 다르다.

우선 외고, 국제고의 자기주도 학습전형은 1, 2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 영어 내신성적(160점)과 출결로 일정 배수를 추려낸 뒤 2단계에서 면접 점수(40점)를 더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영어 성적은 중학교 2~3학년 4개 학기의 9등급 환산 점수를 반영하며 영어 성적과 면접의 반영 비율은 시도 여건에 따라 달리 정할 수 있다.

자립형ㆍ자율형 사립고, 자율학교 등의 경우 영어 외의 다른 교과 성적을 반영할 수 있게 할 방침이나 구체적인 전형 계획은 교육청, 해당 학교와 협의한 뒤 다음달 말 발표하기로 했다.

자기주도 학습전형을 실시하기 위해 학교별로 입학전형위원회가 구성되며 위원회에는 교육청이 위촉한 입학사정관이 참여한다.

위원회는 학생들이 제출한 학습계획서, 학교장 및 교사추천서, 학교생활기록부(영어성적, 비교과 활동 등)를 바탕으로 면접하게 된다.

학습계획서에는 지원 동기, 자기주도 학습경험 및 학습ㆍ진로계획, 봉사 및 체험활동, 독서경험 등을 각각 600자 이내로 적어야 한다.

이중 독서경험란에는 본인이 읽은 책 중 2권을 선정해 내용과 감상을 적으면 된다. 단 대리 작성, 표절 사실이 발견되면 가차 없이 0점 처리된다.

각종 인증시험 점수, 경시대회 입상실적 등은 학습계획서에 기재할 수 없다.

학생부를 통해서는 영어 내신성적과 출결상황, 진로지도 상황, 창의적 재량활동 및 특별활동, 교외 체험학습, 독서활동 등을 평가한다.

이를 위해 교과부는 학생부를 출력할 때 아예 영어 외의 다른 교과 성적은 출력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바꿨으며 학생부 관련 법령을 개정해 경시대회 수상경력 및 인증점수 기재 항목을 삭제하고 독서항목을 신설할 방침이다.

자기주도 학습전형이 시행되려면 양질의 입학사정관이 많이 필요한 만큼 시도 교육청이 60시간의 특별연수 뒤 입학사정관 자격증을 주고 교육청별로 위촉 입학사정관 풀을 구성하도록 했다.

고교 입시로 인한 사교육 유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교육 영향 평가제'도 올 연말부터 도입한다.

이에 따라 외고, 국제고, 과학고, 국제중 등 학교별 전형을 하는 학교는 2011학년도 입시부터 자체적으로 사교육 유발 여부를 점검한 뒤 학교 홈페이지에 공시하고 시도 교육청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 사교육 경감 약발 있을까 = 그동안 외고 등 특목고에 대한 논란이 계속됐던 이유는 외고가 본래 취지를 잃고 명문대 입학을 위한 통로로 변질돼 초ㆍ중학교 사교육의 주범으로 전락했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특히 구술면접이나 영어 듣기평가 등을 통해 중학교의 교육과정 범위를 훨씬 벗어나는, 심지어 대학교ㆍ성인 수준의 어려운 문제를 냄으로써 사교육의 도움 없이는 외고에 갈 수 없는 비정상적 현상을 낳았다는 것.

따라서 이번 개편안에서는 교과지식을 묻는 구술면접이나 지필고사, 영어 듣기평가, 영어 외의 다른 교과 내신성적, 토익ㆍ토플 등 각종 인증대회 성적이나 경시대회 수상실적 등 사교육 유발 요인을 모두 제거했다는 게 교과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특목고-명문대 입학'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를 끊지 않고서는 입시안을 아무리 바꿔도 사교육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회의적 시각이 여전하다.

전형요소를 영어 내신으로만 제한하면 그만큼 영어 사교육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자기주도 학습전형도 취지는 학생의 잠재력,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평가한다는 것이지만 결국 독서경험, 봉사ㆍ동아리 활동, 특기적성 활동 등 다양한 `스펙'을 볼 수밖에 없어 학생, 학부모로서는 여전히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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