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한약을 달일 때 사용하는 진갈색 전통 옹기 약탕기에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
광주의 한 여중 과학반 학생들이 그 신비를 벗겨 내 화제다.
주인공은 광주 대성여중 'MBL실험탐구반(지도교사 김원강)' 3학년 김혜진, 송효인, 진 인(16) 양.
이 탐구반 학생들은 최근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국립중앙과학관이 주관한 제1회 국제청소년과학창의대전(KISEF 2010)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MBL탐구반은 '전통 옹기 약탕기가 갖는 과학적 우수성'을 과학적 원리별로 구분, 과제를 제시하고 데이터를 통해 그 결과를 확인했다.
지난 5월부터 7개월간 휴일, 공휴일도 반납해가며 전통 약탕기와 전기약탕기, 개량 약탕기 등을 비교해 가며 수십 번 한약을 달이고 온도를 측정하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전통옹기가 유리질 광물로 만들어져 열전도율이 낮아 서서히 가열되고 식는 등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다는 점을 컴퓨터를 통한 자동온도 측정을 통해 확인했다.
또 항아리 구조로 내부 압력이 높아 끊는 점이 100℃를 웃돌아 다른 용기에 비해 약 달임과 열 활용 효과가 높다는 점도 성과다.
특히 전기 약탕기 보다 탕물의 색이 진하고 물의 기화가 적어 손실도 가장 적었으며 비중도 높아 가장 잘 달여진 것으로 나타났다.
물 500㎖를 넣어 약을 달인(90분) 결과 전통 옹기는 250-300㎖가 남았으나 개량형은 150㎖ 정도, 전기 약탕기는 모두 증발됐다.
이는 옛 재래식 약탕기가 약을 은은하게 달이고 약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점을 수치로 확인하는 것으로 보온성과 단열성도 매우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약탕기 뚜껑으로 사용하는 한지가 불순물 흡착 효과와 다량의 기화 수증기 배출량을 줄여 농도가 더 진해지는 효과도 확인됐다.
김원강 지도교사는 1일 "무겁고 오래 끊여야 하는 전통 약탕기의 단점을 보완해 손잡이 무게를 줄이고 밑바닥에 열판을 깔아 시간을 단축하는 새 약탕기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전에는 과학전람회, 학생발명품경진대회, 청소년과학탐구반(YSC) 등 국내 청소년과학대회에서 선발된 141개팀이 참여했으며 수상한 단체 3팀과 개인 6명은 5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청소년 과학대회(ISEF)에 참가하게 된다.
2005년 조직된 'MBL실험탐구반'은 흥미와 동기 유발을 위한 다양한 탐구과제를 선정, 활동해왔으며 전국과학 탐구대회 등 수차례 수상 실력을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