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만 달랑인 교육감상보다 상품까지 주는 교장상이 좋아요!"
각 학교에서 치러지는 졸업식에서 지역 교육계 수장인 교육감상(賞)보다 교장상(賞)이 단연 인기다.
이는 졸업식이 학내행사인 탓에 학교장상이 당연히 '최고 영예상'인데다 소정의 상품까지 딸리는 반면 금품제공이 금지된 선출직 인사의 상은 달랑 상장만 주기 때문이다.
11일 오전 열린 전북 정읍시 동초등학교 졸업식. 상장 수여순서에서 성적이 뛰어나고 품행이 단정한 최우수 졸업생에게 주는 상은 예상과 달리 '교육감상' 아닌 '학교장상'이었다. 이들 4명의 학생은 두꺼운 영한사전까지 부상으로 받아 더 즐거운 표정이었다.
이어 학교운영위원장상, 녹색어머니상, 동창회장상을 탄 졸업생도 책, 장학금, 시계 등을 받았다.
졸업식에서 상품이 딸리는 상은 교장, 교직원, 학부모, 동문, 후원회 등에서 주는 상으로 이는 졸업식이 전적으로 각 학교 주최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반면 교육감·국회의원·시장·교육장상은 상품 없이 상장만 수여해 수상학생들은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이는 선출직 인사들이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데다 특히 선거법 위반을 우려해 일체의 금품을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제112조)은 "각급 학교의 졸업식 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사에 의례적인 범위에서 상장(부상)을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매번 졸업식에서 학생들을 축하 격려하려고 상장과 상품을 많이 주는데, 상장 한 장만 손에 쥔 학생들은 풀이 죽어 보기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여중생 학부모인 이모(여·48)씨는 "일부 졸업생과 학부모가 '상품도 없는 종이 한 장 받으면 뭣하냐'고 푸념을 하기도 한다"며 "주요 인사들의 체면치레용 상장이 되지 않도록 학교에서 작은 선물이라도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