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동되는 우리말 궁금증을 즉시 해결할 수 있는 상담전화가 있다. 국립국어원에서 운영하는 ‘가나다 전화(02-771-9909)’가 그것이다. 지난 1991년 2월 설치, 올해로 운영된 지 20년이 됐지만 아직까지 일반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번호다.
그러나 ‘가나다 전화’는 20년간 29만 5000여건의 상담을 실시해왔다. 지난 2000년 1만 2608건에 이어 2004년 2만 8178건, 2008년 3만 1288건으로 상담 건수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전화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도 연간 6000여건 이상의 질문을 해소시켜주고 있다. 이 전화는 바른 국어표현이 필수인 출판인, 수험생들에게 신속·정확이 보장되는 해결사인 셈이다.
맞춤법이나 표준말, 문법, 올바른 표현 등 질문의 내용은 다양하다. 국립국어원이 지난해 ‘가나다 전화’를 통해 들어온 질문 3만 749건 중에는 '-에요/예요' '-되/-돼' '-로서/- 로써'와 같은 문법적으로 헷갈리는 사항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그 외에도 ‘생선 대가리와 생선 머리 중 어느 게 맞나요?’ ‘25일 자정이 25일이 시작되는 자정인가요, 끝나는 자정인가요?’ ‘전화끊을 때 들어가세요라고 말해도 되나요?’ 등 일상적인 언어표현에 대한 궁금증을 묻는 질문들도 있었다.
김형배 학예연구사는 “출판인이나 국어교사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이용이 가장 많고 중간·기말고사 즈음에는 문법에 대한 시험문제를 출제하려는 교원들의 문의가 늘어난다”며 “맞춤법이나 어휘, 의미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이 가능하나 교원들이 자주 문의하는 표준문법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논란이 있어 명쾌한 해답이 나오지 않는 애로사항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국내외 국어능력시험의 응시자가 늘면서 ‘가나다 전화’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전화와 온라인 상담원이 5명밖에 되지 않다보니 통화 중이라 전화연결이 어렵다는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국립국어원은 올해 서비스를 개선, 국어생활종합상담실로 새롭게 문을 열 계획이다. 우선 상담원을 4명 더 늘린다. 대기 통화, 질문내용 자동 저장, 사용자 이력정보 관리 등이 가능한 통화시스템으로 개선하고 전국 통합번호를 만들어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김 학예연구사는 “의사소통이 되니까 우리말에 대해서는 문제가 생겨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며 “특히 선생님들은 개인의 언어문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쳐 모범이 돼야 하는 만큼 어느 곳에서도 구애받지 않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창구인 가나다 전화를 자주 이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