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2 (화)

  • 흐림동두천 23.0℃
  • 흐림강릉 20.8℃
  • 서울 27.9℃
  • 구름많음대전 28.0℃
  • 흐림대구 27.6℃
  • 구름많음울산 25.5℃
  • 구름조금광주 28.6℃
  • 구름조금부산 28.2℃
  • 구름조금고창 28.4℃
  • 구름많음제주 29.8℃
  • 흐림강화 26.6℃
  • 구름많음보은 23.2℃
  • 구름많음금산 27.2℃
  • 구름많음강진군 29.6℃
  • 구름많음경주시 26.8℃
  • 맑음거제 28.6℃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진단> 학교폭력 대책에 교과부 나서라

교과부 내에 학생인권, 학교폭력, 성폭력, 미디어중독 등의 문제를 총괄하는 局 이상의 부서를 상시 대책기구로 만들어야 한다.

최근 우리 사회를 경악케 하는 학교폭력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어 정부 대책의 실효성에 의구심마저 들고 있다. 특히 2010년 2월 한 달 동안, 대낮 노상에서 여중생의 옷을 벗긴 사건, 바닷물에 빠뜨리거나 집단으로 옷을 벗겨 동영상으로 유포한 사건 등 졸업식 뒤풀이 폭력이 줄줄이 발생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시·도교육청에 진상조사단을 보내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지만, ‘이게 발 빠르게 대처한다고 해서 해결이 될까’라는 의문이 든다. 교과부는 그동안 학교폭력 정책에 대해 2009년부터 교과부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 각 시·도교육청에서 취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교과부는 지난해 ‘학교폭력 대책팀’을 해체해 대부분의 학교폭력 업무와 예산을 교육청으로 이양했고, 학교폭력 전문 연구사들 또한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현재는 담당 연구사 한 명만이 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학생들의 ‘알몸 졸업빵’의 경우는 이미 수년전부터 학생들이 광범위하게 실행해오던 나름 전통(?)있는 행사였고, 그동안 학교나 교사, 교육청 내에서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다. 선배나 힘센 학생들의 강압에 이뤄지는 것이 최근 벌어지는 ‘알몸 졸업빵’의 나머지 실체다. 동시에 우리는 학생들이 과중한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하는 일시적 치기어린 행동들은 성장기의 청소년으로서 충분히 발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미 언론에 보도된 ‘알몸 졸업빵’의 학생들 50% 이상이 정상적인 학생생활을 하고 있는 평범한 아이들이라는 사실도 인지하고 있어 ‘졸업빵 아이들 자체가 문제 학생이다’라는 것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자발적 졸업빵’의 경우는 관용으로 그들을 우리 사회가 포용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강제적 졸업빵’의 경우 물리력을 행사한 학생들에게 처벌과 교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대부분 청소년 비행 사건의 경우, 오랜 전통적 유교관의 영향으로 학교와 법원 등 우리 사회가 그동안 관대하게 가해 학생들을 대해 왔던 게 사실이다. 피해자 보호 중심이 아닌 가해자 보호 중심의 문화에서 학교폭력의 위험성은 항상 근절되지 않고 학교 내에 늘 잔존돼 온 것이다.

우리 사회가 이러한 가해 청소년들에 대한 단호한 처벌 기준과 이들을 교정할 수 있는 치료시스템을 갖추지 못한다면 영원히 학교폭력의 독버섯은 항상 ‘어렸을 때 한 번 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로 치부되면서 우리 주변에 잔존해 있을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학교폭력은 분명한 범죄로 취급한다. 그래서 학교폭력의 가해자는 나이가 아무리 어려도 범죄자 취급을 하며 반드시 처벌한다. 또한 피해자의 경우도 일단은 치료 중심으로 조치하며 구상권이나 보험제도 등을 활용해 피해자의 안전과 보호를 중심으로 조치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학교폭력 피해자는 피해자 치료 회복을 위한 센터 하나도 응급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 자체도 없어 중산층 이하 가정의 학교폭력 피해자는 결국 적시에 치료를 받지 못해 정신병자가 되는 사례가 빈번히 일어나곤 한다. 그동안 사회적으로 이런 사건들이 터질 때마다 해당부처에서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발표하지만 결국 1회성이 대부분이다. 올 들어 학교폭력 대부분의 예산이 삭감된 것도 이러한 사실을 보여준다.

학교폭력 예방교육과 학교폭력 응급상담체계는 학생들의 학교폭력 예방활동과 사후처리 과정에서 무척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학교마다 전교생을 강당에 모아 놓고 한 번 강의에 실적은 전교생학급이 30개 학급이라면 30회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는 학교 교과 시간배정과 예산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지금처럼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체육시간도 없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학급별 예방교육은 더욱 요원하다.

학교폭력 비상전화체계의 경우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중앙아동학대 예방센터’처럼 더 이상 지역교육청 산하에서 움직이는 비상전화시스템이 아닌 교과부가 전문적인 민간 기구를 선정해 예산과 객관적 활동이 보장된 법적기구로 자리매김 시켜야 할 것이다.

학교폭력의 원인은 우리 아이들의 문제가 아닌 어른들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나친 경쟁체제의 교육환경과 가정교육 기능의 상실 또한 점점 우리아이들을 궁지로 몰고 있다. 이미 교사가 학생들의 생활지도 기능을 점점 상실하고 있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이제 학교와 교사 사회가 변해야 할 때이며 ‘천직’이 아닌 ‘전문직‘으로서의 교사가 돼야 한다. 아울러 우리 사회도 무한경쟁의 사회적 분위기에서 약한 자를 돌볼 수 있는 배려심과 사랑이 넘치는 사회적 분위기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이번 졸업빵 사건 이후 대통령까지 나서서 교육개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와 관련 부처는 머리를 맞대어 자식들을 안전한 학교에 보내고 싶은 1500만 학부모들의 염원을 받아들여 일회성이고 땜질 처방식이 아닌 중·장기적 차원에서 책임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학생들의 인권, 학교폭력, 성폭력, 미디어중독 등의 문제를 총괄하는 교과부의 局수준의 상시 대책기구의 신설이 요원하며 이러한 대책기구의 신설은 분명 ‘대통령의 회초리‘ 효과보다도 더욱 빨리 1500만 대한민국 학부모들이 느낄 것임을 알아야한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