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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40대 기업인 28년전 은사 재직학교에 기금

지난 10일 점심 무렵 청주시 상당구 용담동 주성고 행정실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학교 발전기금을 내려고 하는 데 계좌번호를 알려달라'는 내용이었고 곧바로 1천만원이라는 거액이 입금됐다.

이 학교에 발전 기금을 낸 주인공은 경기도 용인에서 토목설계 회사를 운영하는 이종길(47) 씨로 밝혀졌다.

이 씨가 28년 전 충주 모 고교 3학년 때 담임을 맡아 오늘의 자신을 있게끔 사랑과 관심으로 가르친 참 스승인 박성훈(57) 교감이 재직하는 학교에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뜻으로 직원을 시켜 거액의 발전기금을 맡긴 것이다.

이 학교 정가흥 교장은 "졸업생들이 모교에 장학금을 내는 일은 많지만, 은사가 재직하는 학교에 발전기금을 내놓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놀라워했다.

발전 기금을 낸 이 씨는 다음 날 주성고를 찾아 박 교감과 고교시절의 추억을 소재로 한동안 이야기꽃을 피우고서 자신을 올곧은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도해준 스승의 은혜에 거듭 감사를 표시하고 발길을 돌렸다.

박 교감에 따르면 이 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고교에 늦게 입학해 동기들보다 한두 살 많았고, 박 교감은 군 복무를 마치고 학교에 복직하면서 둘 사이의 인연은 시작됐다.

하지만 박 교감이 다른 학교로 자리를 옮기고 고교를 졸업한 이씨도 직장생활과 사업체 운영 등에 쫓기는 바람에 인연은 계속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최근 이 씨가 친구들을 통해 스승의 근무지를 알아냈고, 이씨는 스승을 찾아뵙기 하루 전날 주성고에 발전기금 명목으로 1천만원을 입금한 것이다.

박 교감은 "행정실 직원으로부터 이 씨가 1천만원을 발전기금으로 쾌척했다는 소식에 놀랐고, 28년 전 제자가 찾아와 더 놀랐다"라며 "그는 과묵하면서도 성실한 성격이어서 고 3때 부반장으로 활동하면서 학급의 궂은 일을 도맡아 했던 학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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