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전국연합학력고사 문제지의 사전유출 이후 재발 방지책으로 제시된 사설학원의 수능 모의평가 배제 방침이 백지화됐다.
29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오는 6월 10일과 9월 2일 두 차례 시행되는 수능 모의평가를 고교 3학년생은 해당 학교, 재수생은 전국 200여개 학원에서 치른다.
6월 모의 수능을 볼 수 있는 학원은 4월 1일 공고되며 같은 달 5~15일 응시 신청을 받는다.
지금까지 매년 두 차례 시행되는 모의 수능 때는 학교 공간이 모자라 재수생은 학원에서도 시험을 치르게 했으며 작년 6월 전국 232곳, 9월 230곳의 학원이 강의실을 시험 장소로 제공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시도 교육청이 주관하는 전국연합학력고사 문제지가 EBS 외주 제작사 PD를 통해 학원가로 사전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교육당국은 올해 6월 모의수능 때부터 학원을 시험장으로 쓰지 않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교과부 등은 이 방안을 놓고 시도 교육청과 일선 학교 등의 의견을 모았으나 현실적으로 대안을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본수능 때는 수험생을 제외한 모든 고교생이 휴업이어서 학교를 완전히 비워 10만여명의 재수생을 수용할 수 있지만, 평일 치러지는 모의수능 때는 이들도 등교해 빈 학교 공간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재수를 결정한 학생들이 학기 초부터 출신 고교에 찾아가 모의 수능을 치르기를 꺼리는 데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올라와 공부하는 재수생이 다시 내려가야 한다는 점 등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교육당국은 종전처럼 문제지를 모의 수능 전날 미리 학원에 나눠주는 게 아니라 당일 배포하고, 학원 시험장마다 교육청 직원 등 감독관 2명씩 파견해 문제지를 개봉할 때 감시하도록 하는 등 관리를 철저히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