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에 있는 경기예술고등학교가 졸업생들의 학과 및 수능 성적, 대학 입학여부 등이 담긴 자료를 학부모들에게 배포, 물의를 빚고 있다.
30일 이 학교와 학부모들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학교 강당에서 음악과 신입생 학습 설명회 및 2, 3학년 학부모 총회에 참석한 학부모 90여명에게 지난 달 졸업한 이 학교 음악과 학생들의 이름과 성적이 담긴 유인물을 배포했다.
유인물에는 졸업생 80명의 이름(가운데자 지움)과 반, 번호, 실기 평균 점수,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 대학 입학여부 등이 담겨 있다.
이는 '학교생활기록 등 학생 정보는 교육적 목적으로 수집·처리·이용 및 관리되어야 하고, 법률로 정한 경우 외에는 해당 학생의 동의없이 제3자에게 제공되어서는 안 된다'는 교육기본법 23조 3항을 위반한 것이다.
이 학교 음악과의 한 졸업생은 최근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의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학교에서 우리들의 실기·수능 성적과 대학 입학 여부를 공개해 성적을 후배와 지역 사람들이 알게돼 무척 창피하다"면서 학교 측을 강하게 비난했다.
학부모 이모(47·여)씨도 "아이가 재수를 준비하고 있는데 성적이 공개되는 바람에 무척 마음이 상했다"면서 "학교에서 어떻게 개인 정보를 유출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반발했다.
일부 졸업생 학부모는 이날 학교 인근 커피숍에서 만나 학교 측에 강한 유감을 전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성취 동기를 높이고 학부모들에겐 자세한 진학 정보를 제공하는 취지에서 자료를 배포했는데 판단을 잘못해 졸업생의 성적까지 포함하게 됐다"면서 "관련 자료를 회수하고 있고 졸업생들 학부모들에게 죄송할 뿐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