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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대학가 구조조정 문제로 잇단 마찰음

중앙대·숙대 학제개편안에 교수·학생회 강력반발
"일방적 학제개편 안돼…정식절차 거쳐야"

새 학기를 맞은 대학가가 학제개편을 통한 구조조정 문제로 심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중앙대에서 시작된 학교 측과 교수, 학생들의 대립이 숙명여대로 번진 양상이다.

31일 숙대에 따르면 경제학부와 경영학과 교수 15명은 전날 서울 용산구 숙대 행정관 앞에서 1시간여 동안 피켓 시위를 벌이며 "학교 측의 일방통보식 학제개편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교수들은 지난 12일 발표된 학과제 개편안 중 2011학년도부터 현재 경상대학 소속인 경영학부와 경제학부를 분리하는 안에 반대했다.

숙대의 학과제 개편안은 현행 19개 학부·6개 학과를 15개 학부·32개 학과로 바꾸는 게 핵심이다. 이 안에 따르면 2011학년도부터 현재 경상대학 소속인 경영학부와 경제학부는 분리된다.

숙대는 경상대학을 경영대학으로 개편해 경영학부를 두고 글로벌금융회계학부와 글로벌마케팅학부를 신설한다. 경제학부는 경제학과로 바꾸고 사회과학대로 소속을 옮기게 된다.

그러나 교수들은 '구성원의 동의없는 경영학부 분리방안 반대한다'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직접 행동에 나섰다. 경영학부 교수 23명 중 17명은 앞서 학내 인터넷 게시판에 '경영학부 학제개편안에 대한 교수의 의견'이라는 제목으로 항의 글을 올렸고 총학생회도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총학은 29일부터 '학제개편안 재논의 요구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내달 1일까지 서명을 모아 학교에 전달하고 재논의를 요구할 예정이다.

교수들과 총학생회는 '학과제 개편안'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학교 측이 해당 교수진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점을 꼽았다.

강인수 경제학부 교수는 "학교가 경상대 교수들과 아무런 상의없이 경제학부를 사회과학대학으로 보내려 한다.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은 학제 개편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병규 경영학과 교수도 "학교 본부가 표면적으로는 개편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주장하지만 새로운 학과를 만들고 기존 학과를 일방적으로 개편하는 것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런 논란에 대해 강형철 기획처장은 "학부제 중심으로 10년을 운영하다 보니 기초학문의 약화, 학생지도 부실, 학생소속감 결여, 교수·학생 간, 선후배 간 소통단절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학제를 세분화해 책임과 의무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잡았다"고 해명했다.

학제 개편안이 비민주적이라는 주장에는 "2009년 11월 삼성경제연구소 컨설팅 결과가 나온 이후 지속적으로 교수들과 만나 왔다. 전공별로 의견수렴도 거쳤다"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산하 18개 단과대, 77개 학과를 10개 단과대, 46개 학과·학부로 통폐합하는 내용의 구조조정안을 확정한 중앙대에서도 통폐합 혹은 폐지 대상이 된 모집단위를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독어독문, 불어불문, 일어일문학과는 학부제 전환을 철회하라며 10일부터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 천막을 치고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22일에는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 등 학내 28개 단체가 공동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김일권 부총학생회장은 "28일에는 본부가 용역을 동원해 천막을 강제철거하고 철거비용을 총학에 청구하는 등 압박하고 있다. 명백히 잘못된 길인 구조조정을 받아들일 수 없어 선전전 등 반대활동을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공대위원장인 강내희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지금의 구조조정은 대학을 기업식으로 운영, 학문과 교육보다는 취업 중심의 대학으로 만들려는 것이다"라며 "구조조정 이후에도 어문계열 등 순수 학문이 어느 정도의 위상을 유지할 길을 만들어주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잡음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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