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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수능 지역차 여전…평준화 논쟁 재연될까

비평준화·특목고 유치지역 성적 높아

14일 공개된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분석 결과'는 작년 처음 공개된 '2005~2009학년도 수능 성적 분석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울보다는 여전히 제주와 광주 등의 성적이 높았고, 특히 자립형사립고나 국제고,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가 있는 지역의 성적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점수 높은 지역의 공통점은 = 기초분석 결과를 보면 모든 영역의 표준점수 평균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은 제주와 광주였다.

제주와 광주는 언어 104.7점·104.6점, 수리 가 105.6점·104.6점, 수리 나 104.9점·104.6점, 외국어 104.8점·104.3점 등으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두 지역의 표준점수는 상대적으로 가장 점수가 낮은 지역과 비교할 때 언어 5.5점, 수리 가 12.8점, 수리 나 7.4점, 외국어 6.9점 높다.

'사교육 특구'가 밀집한 서울의 경우 영역별로 100~102점을 기록해 영역별로 6~11위를 기록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능성적을 받은 지역은 서울 강남권을 제외하면 주로 비평준화 지역이거나 지역에 외고 등 특목고를 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1등급 비율 상위 30개 시군구'를 비교한 결과를 보면 경기 의왕시, 충남 공주시, 전남 장성군, 부산 연제구, 해운대구, 경남 거창군, 대구 수성구, 강원 횡성군, 광주 남구 등이 포진해 있으며, 이들 학교는 대체로 '표준점수 상위 30개 시군구'에도 들어가 있다.

부산 연제구와 해운대구, 대구 수성구, 광주 남구, 경기 과천시 등은 작년 수능 성적 분석 때도 5년 연속 3개 영역에서 상위 20% 안에 들어간 지역으로 모두 특목고나 자사고를 끼고 있다.

횡성군에는 자사고인 민족사관고가 있으며, 공주시는 대표적인 비평준화 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물론 지역별 수능성적은 각 지역의 상황과 학교특성, 모집단위, 입학성적,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지만, 이런 결과는 학생선발권의 유무가 수능성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평준화 무력화' 가속화될까 = 작년에 이어 또다시 지역별 수능성적이 적나라하게 공개됨에 따라 지난 30여 년간 유지돼온 고교 평준화 정책은 근간부터 흔들리게 됐다.

1974년 도입된 이 정책은 학교별 선발 방식이 아닌 학군별 배정을 통해 고교에 진학하도록 한 제도로, 어느 지역에서 학교에 다니든 누구나 똑같은 여건과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근본 취지다.

1970년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고교입시 과열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했다.

고교 진학을 위해 전국적으로 과외가 성행하고 중학교 교육은 입시 위주로 왜곡돼 이른바 '중3병'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정도로 당시 고교입시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준화 정책이 그동안 입시과열 방지라는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측면이 있지만, 학생들의 자발적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숱한 논란의 대상이 돼 왔다.

특히 작년과 올해처럼 지역과 학교 간 차이가 확연하다는 사실이 자료로 입증된 만큼 평준화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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