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전국적으로 여성 후보자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져 약 반세기 만에 여성 교육감이 탄생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16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1960년대 초반 국내에 교육감 제도가 도입된 뒤 거의 반세기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100명 안팎의 교육감이 배출됐다.
그중 여성은 1964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정숙 제1대 제주도 교육감이 유일하다.
그동안 교육감직이 사실상 남성 교육자들의 '전유물'로 존재해왔다는 의미다.
정확한 통계는 구할 수 없지만, 교육감 선거에 나온 여성 후보자도 거의 없었을뿐 아니라 시·도교육위원회, 시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마저 여성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올해 교육감 선거에서 여성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는 것에 교육계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주목하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서울지역은 서울시 교육기획관을 지낸 남승희(57) 후보가 지난달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고, '사교육없는 학교'로 잘 알려진 김영숙(58) 후보도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를 선언했다.
부산에서는 임혜경(62) 전 용호초교 교장, 현영희(59) 전 부산시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광주에서는 고영을(53) 고구려대학 이사장이 도전장을 냈다.
여성답게 이들의 선거 전략과 공약은 남성 후보들과 사뭇 다르다.
남승희 후보는 두 아이 엄마라는 점과 '학부모발 교육혁명'을 들어 유권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고, 교장 출신의 김영숙 후보는 학생의 사교육비를 줄이는 데 성공했던 경험을 들며 '사교육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학부모 입장에서의 교육관, 여성으로서의 섬세함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다른 지역 후보들도 대동소이하다.
이처럼 '갑작스런' 여성 교육감 후보군의 출현은 국민의 교육 관심도 증가, 여성들의 적극적 사회활동 등 사회현상과 맞물려 있다는 게 교육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교육계의 보수성이 변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반세기 동안 여성 교육감이 한 명밖에 없었다는 것은 교육계가 얼마나 보수적이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여성 교사도 숫자로는 남성을 압도하지만 고위직으로 올라가는 경우는 여전히 소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