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칠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는데, 교사가 배출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진 셈이죠."
전남대가 배울 학생이 단 한명도 없고 사실상 폐과(閉科)나 다름없는 교련과목 교사 양성을 계속해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필요도 없는 자격증을 따기 위해 2년 넘게 학점을 이수한 학생에게는 엄청난 피해를 안긴 것이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20일 전남대 간호대학과 학생 등에 따르면 2007년부터 간호대 교직 과목이 '보건'과 '교련' 복수 이수에서 단수로 교과부 규정이 바뀌었다.
이는 그동안 교련(정교사 2급) 과목을 이수하면 보건교사 자격까지 주어졌으나 이 규정이 바뀌어 별도로 이수해야 자격증을 준다는 뜻이다.
하지만 전남대는 이 같은 규정 변경에도 지난해와 올해도 교련교사(정교사 2급) 6명을 배출했다.
이와 달리 조선대 등 광주·전남지역 간호대학은 교련 과목을 아예 이수 분야에서 삭제하고 '보건'으로 통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련은 교과부의 교육과정 개정을 거치면서 필수에서 선택으로 축소되고 현재는 과목명도 '안전과 건강'으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광주·전남지역 240여개 고교 중 현재 교련과목 선택 학교는 단 한곳도 없으며 30여명의 관련 교사도 부전공 이수를 통해 한문, 기술 등 다른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더욱이 최근 4~5년간 전국적으로도 교련교사를 임용한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전남대는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교련교사를 배출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이 대학에서 교련교사 자격을 취득한 한 여학생은 시 교육청 보건교사(기간제)에 응시했다가 탈락했다.
교련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학생들은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는 교사자격증을 위해 2~3년씩 공부한 것이 억울하다"며 "교련이나 보건은 이수과목도 똑같다"고 말했다.
전남대 관계자는 "2007년 이후 입학생부터는 교직이수에서 교련과목을 배제했다"며 "이들 학생은 그 이전에 입학한 학생들로 교직변경이 어려웠으며 교련과목 규정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해 학생들도 그 내용을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