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공개된 '서울지역 고교선택제' 학교별 지원경쟁률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고교가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과 비례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특히 경쟁률 5대 1이 넘는 학교가 50곳이 넘지만 2대 1이 채 안 되거나 미달한 학교도 4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학교 양극화 현상의 현주소를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다.
■수능성적≒지원경쟁률 = 서울지역 196개 고교의 자치구별 2010학년도 수능 성적(예술고·재활학교·작년 지정된 자율형사립고 포함)과 서울지역 전역을 대상으로 지원 가능한 고교선택제 1단계 경쟁률은 밀접하게 연관돼 있었다.
해당 자치구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학교와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한 학교의 수능성적 표준점수 평균의 등수 차이는 서울지역 고교를 기준으로 최고 100등 이상 벌어졌다.
예컨대 동대문구의 경우 경쟁률 9.9대 1로 1위를 한 경희여고의 수능성적은 75위로 나타났지만, 경쟁률이 2.2대 1을 기록한 A고 수능성적은 173위였다.
경쟁률 최상위-최하위 학교 간 성적을 비교한 결과를 자치구별로 보면, 중랑구 106-168위, 영등포구 120-175위, 노원구 46-126위, 도봉구 81-155위, 용산구 43-84위, 종로구 60-96위 등이었다.
또 강동구 66-103위, 송파구 33-123위, 강서구 113-195위, 양천구 20-135위, 서초구 35-128위, 관악구 124-181위, 동작구 65-151위, 성동구 78-181위, 강북구 88-146위, 성북구 133-199위 등이었다.
수능성적과 지원 경쟁률이 반대인 경우도 있다.
경인고와 신현고의 수능성적은 100위권에 미치지 못했지만, 경쟁률은 각각 5.8대 1, 4.3대 1로 지역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광성고, 문일고, 장훈고 등도 수능성적은 비교적 낮으면서도 경쟁률은 높았던 학교로 꼽혔다.
시교육청은 그러나 신도림고, 경희여고, 건대부고 등의 높은 경쟁률은 수능성적과 교육시설 때문만은 아니며 독특한 진로·진학 프로그램, 교과교실제 등이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교육특구' 선호현상 심각 = 이른바 '사교육특구' 내에 있는 학교와 다른 지역구 내 학교 간의 선호도 격차는 더욱 심각했다.
지원 경쟁률 상위 50위 학교들을 분석한 결과 강남 3구와 양천구, 노원구 등 5개 자치구에 있는 고교가 25곳으로 전체의 50%를 차지했다.
자치구별 경쟁률 분석에서도 강남구 5.9대 1, 서초구 5.7대 1, 송파구 4.5대 1, 양천구 6.7대 1, 노원구 5.9대 1로 1단계 평균 지원율(4.3대 1)을 훨씬 넘어섰지만, 나머지 대부분 지역은 1~3대 1 수준에 머물렀다.
경쟁률 5대 1 이상을 기록한 학교는 모두 58곳으로 상당수가 강남구 등 '사교육 특구'에 자리 잡고 있었다. 반대로 경쟁률이 2대 1이 채 안 되는 학교 40여 곳은 대체로 용산, 성북, 강북, 종로, 성동구 등 강북지역에 있었다.
선택 1~2단계에서 지원율이 미달한 학교는 모두 36곳(1단계 7곳, 2단계 29곳. 중복계산)에 달했다.
교사의 전교조 가입 비율과 학교 선호도는 대체로 큰 관계가 없었다.
전교조 가입률이 48.6%인 독산고(금천구)와 44.6%인 삼성고(관악구)는 각각 1단계 지원 경쟁률이 2.7대 1, 2.5대 1로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상계고(노원구)는 전교조 교사 비율이 39.5%였지만 경쟁률은 4.3대 1로 높았고 성남고(동작구, 36%), 신목고(양천구, 31.5%)는 11.1대 1과 11.3대 1로 매우 높았다.
서울교육청은 이날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비선호학교 지원 예산으로 약 3억 5600여만원의 특별예산을 편성했다"며 "지원율이 정원에 미달했던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맞춤식으로 지원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해당 학교의 책무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3년 연속 미달하면 학급수를 감축하거나 대안학교 등으로 전환을 유도하고 그래도 개선되지 않으면 폐교 조치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