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하(立夏)인 이날은 전국적으로 흐리면서도 낮 최고기온이 19~27도를 보인 가운데 대구와 부산 등 일부 지역은 다소 후텁지근한 초여름 날씨를 보였다.
카니발 판타지 퍼레이드와 초식사파리 먹이주기 체험행사 등을 마련한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와 과천 서울대공원 등 주요 놀이동산에는 아침 일찍부터 가족단위 인파가 몰렸다.
성남 율동공원에서는 화려한 비보비 공연, 인형극 공연, 어린이 사자놀이, 연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열렸고, 6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이날 폐막한 안산 경기국제항공전에서는 세계 톱 클라스 파일럿들이 화려한 에어쇼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부산에서는 이날 오전 사직실내체육관과 아시아드보조경기장에서 어린이와 시민 등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찰특공대의 현란한 진압작전 시범, 마술쇼, 119 안전 체험교실 등으로 구성된 부산 어린이날 큰잔치가 벌어졌다.
부산과 울산, 인천해양경찰서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경비함정 및 구난헬기 공개행사가 열려 어린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참가한 어린이들은 해양경찰의 제복을 입어보거나 조타실 레이더, 전자해도 등 첨단장비를 살펴보며 해양강국의 꿈을 키웠다.
충북 청주예술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 제88회 어린이날 큰잔치에는 무려 2만여명이 몰려 군악대 퍼레이드와 중국기예단 공연, 태권도 시범공연, 축구 리프팅 경연 등을 즐겼다.
이날 오전 경북 구미시민운동장과 안동국제탈춤공원에서 개최된 어린이날 기념행사에도 각각 3만여명의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찾았고, 오후 1시부터 프로축구 제주FC 대 대구FC의 경기가 열린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 일대에서는 어린이 슛돌이 게임, 하프타임 이벤트 등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푸짐한 선물이 주어졌다.
어린이날을 맞아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수 있는 소외계층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도 잇따라 훈훈한 정을 느끼게 했다.
경남 창원에서는 두산그룹 6개 계열사가 직원과 가족을 위해 마련한 어린이날 행사에 주변지역 사회복지시설 아동을 대거 초청해 푸짐한 먹을거리와 기념품을 나눴다.
기아차 광주공장 인조 잔디구장에서는 기아차 직원과 가족들이 초청한 소년소녀가장들과 연예인 축구단 초청경기를 함께 관람하고, 다채로운 체험행사에 참여하면서 나눔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인천문학경기장 동문광장에서 개최된 '어린이와 함께하는 2010 가족사랑 대축제'는 식전 문화공연 대신 천안함 희생장병 유가족에게 위문편지를 쓰는 것으로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구제역 발생 여파로 충청남도가 서산에서 열려던 대규모 어린이날 행사가 불가피하게 취소됐고, 충남지역 16개 시·군에서 개최하려던 어린이날 행사도 모두 취소됐다.
반면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된 천안함 희생 장병 46명의 합동묘역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