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파인이 시행되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교원과 비교원 간의 갈등이 증대되고 있다. 업무분장이 불명확해 하나의 세부사업 아래 묶인 모든 업무들이 교원에게 전가되고 있어서다. 기존에 행정실에서 해오던 업무가 교원들에게 넘어오면서 교원 업무만 늘어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이의옥 성남 구미초 영양교사는 “일부 학교에서는 급식비 징수에 대한 수납근거를 반드시 영양교사가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해 영양교사가 매달 행정실을 통해 전입·전출생을 확인하고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또 “에듀파인 초기에는 행정실에서 급식조리원 임금이나 공공요금까지 영양교사가 처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학교도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에듀파인 상에서는 인건비나 공공요금, 4대보험 처리 등이 하나의 사업 예산 안에 포함돼 있다. 그러다보니 사업담당자인 교원이 징수결의, 공공비 처리, 다량의 수익자부담요구 목록 작성까지 맡아야 하는 것으로 전가시키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
이는 교과부가 업무분장을 학교 자율로 정하도록 하고, 배포된 업무 매뉴얼도 학교현장에서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많아서다. 행정실에서 먼저 교육을 받고 학교에 이를 전달하다보니 일부러 교원들에게 업무를 더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교원들의 불신도 크다. 학교현장에서 에듀파인에 대한 교육은 시간부족 등을 이유로 동영상 파일이나 매뉴얼 책자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사실상 정보가 부족한 교원들만 힘들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강정화 서울성원초 보건교사는 “보건영역 세부사업에서 ‘학교환경위생관리’와 ‘안전공제’관련 업무가 포함돼 있어서 보건 교사에게 이 업무를 이관시켰다”며 “이 업무들은 행정실에서 담당하고 있던 것인데 보건 영역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교사들이 떠맡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교과부에서 세부사업 분류에 대해서 수정 업무 사항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일선 학교 현장까지는 제대로 내려와 교원들에게 전달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교과부는 수납품의의 경우 기존의 대면결제로도 처리가 가능토록록 하고 수납품의가 없더라고 징수결의 등의 후속조치를 할 수 있게 했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에듀파인 상의 수납품의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교총에서는 지난달 교과부에 교원과 직원간의 업무분장의 기준을 명확히 하는 등의 방안을 요청했다.
김재철 교총 현장지원국장은 “사업별 담당자, 업무분장 등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구분해 재시하고 제도 도입 이전에 비교원이 담당했거나 사실상 행정에 속하는 업무를 교원에게 전가하지 못하도록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