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咄咄怪事(돌돌괴사)

(쯔쯔, 괴이한 일이로다)

중국 동진(東晉)때 은호(殷浩)라는 장군이 있었는데 평소에 재주가 뛰어나고 덕망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어느 전쟁에 나아가 대패하고 말았다. 그러자 은호의 죽마고우이면서 커서는 평소 은호의 재주를 시기하던 환온(桓溫)이 이 일을 빌미로 황제에게 상소를 올려 은호의 죄를 묻고 심지어는 은호를 무고하기 까지했다. 그리하여 결국 은호는 멀리 유배를 가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입 밖으로 원망하는 말을 조금도 내뱉지 않았으며, 도리어 평상시와 같이 시를 읊조리며 유유자적하게 지내어 근심하는 낯빛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이때부터 하루 종일 허공에다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끊임없이 써대는 버릇이 생겼다. 식구들이 이를 걱정하여 그 손동작을 자세히 관찰하니 그가 허공에 쓰고 있던 것은 ‘돌돌괴사’(咄咄怪事) 넉 자뿐이었다고 한다. ‘돌돌’(咄咄)이란 혀를 차는 소리로 ‘쯔쯔’, ‘끌끌’ 정도에 해당한다. 그러니까 ‘돌돌괴사’(咄咄怪事)란 ‘쯔쯔, 괴상한 일이로다’라는 말이다. 그는 자신에 전쟁에 패한 일이나, 둘도 없는 친구가 자신을 모함한 일이 전혀 이해가 안 되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나온 ‘돌돌괴사’(咄咄怪事)라는 성어는 일이 이상하리만치 기괴하게 벌어져서 이해가 안 될 정도로 뜻밖임을 나타내는 뜻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도 ‘돌돌괴사’스런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천암함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폭파된 것인지, ‘스폰서 검사’가 사실인지 아닌지, 지방선거 정당공천에서 정말 자격과 능력 있는 사람이 발탁되는 것인지 등등 정말 신문을 보는 내내 ‘돌돌괴사’라는 말만 되뇌게 된다. 나랏일의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되고, 중요한 사건과 사고는 숨기려 하지 말고 국민 앞에 있는 그대로 소상히 밝히는 그런 명료한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국민들은 의혹 사건에 대하여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마음속으로는 ‘돌돌괴사’를 나즈막히 신음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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