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총장 조무제)가 지난해부터 전국 최초로 추진한 '관찰입학사정관제'가 올해 첫 시행을 앞두고 사실상 무산돼 대상 학생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20일 울산과기대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일반계 고교 2학년 학생 400명을 학교장 추천으로 선발했다.
이 대학은 합숙 등을 통해 이 학생들을 관찰하고 나서 오는 9월 수시모집 전형때 150명을 최종 선발하는 관찰입학사정관제인 '유니스타 전형'을 도입하려고 추진 중이다.
그런데 최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일부 일반계 고교 학생을 선발해 대학 측의 특정 프로그램만 이수한 학생들에게 지원자격을 주는 것은 형평성과 대입전형의 기준에 어긋난다'며 이 대학의 관찰입학사정관제 전형을 승인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선발한 400명만 대상으로 관찰입학사정관제 전형을 하려던 계획은 사실상 무산돼 대학 측만 믿고 전형을 준비하던 학생과 학부모들은 혼란을 겪게 됐다.
울산과기대는 대교협의 지적을 받고 나서야 관찰입학사정관제의 전형 명칭을 '익스플로러@유니스트'로 부랴부랴 바꾸고 애초 선발한 400명외에 교사가 관찰의견서를 첨부해 학교장이 추천한 전국 1500여개 일반계 고교생 모두에게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을 주기로 했다.
또 이 전형의 선발인원도 애초 150명에서 24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관찰입학사정관제 대상 학생의 부모 김모(48)씨는 "모집대상을 확대하면 그만큼 경쟁률이 높아지게 된다"며 "제도의 맹점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고 '입도선매'식으로 인재를 모집하려던 울산과기대 때문에 애먼 피해만 보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 관계자는 "관찰입학사정관제가 대입전형 기준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따라 모집 대상과 정원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내년에도 여름과 겨울방학에 모두 600명의 일반계 고교 2학년 학생을 선발해 지속적인 상담 지도를 할 계획이지만 내후년 전형 때는 전국 일반계 고교생 모두에게 동등한 지원 기회를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