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와 전국 시도 교육청은 민주노동당에 가입한 혐의(국가공무원법 등 위반)로 기소된 현직 공립학교 교사 134명을 파면 또는 해임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교과부는 지난 19일 전국 시도 교육청 감사담당과장 회의를 열어 검찰이 민노당 가입 등과 관련해 기소한 교사 중 시국선언에도 참여해 징계 기준이 무거워진 50명을 파면하고 나머지 84명을 해임하는 한편 기소유예자 4명도 정직 등 중징계하기로 했다.
이들 외에 기소된 사립교사 35명에 대해서는 검찰의 통보가 오는 대로 해당 학교 재단 이사장에게 파면·해임을 요구할 계획이다.
징계 대상 교사는 대부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이다.
전교조 소속 교사가 100명 이상 파면·해임 등 중징계를 받는 것은 1989년 전교조 창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전교조 교사들의 교원평가제 반대투쟁 당시 192명이 징계를 받았지만 대부분 감봉, 견책 등 경징계였고 2008년 학업성취도 평가 반대와 작년 교사 시국선언 때도 해임 처분을 받은 교사는 각각 7명, 14명에 그쳤다.
앞서 지난 6일 검찰은 2005년부터 최근까지 민노당 당원 또는 당우로 가입해 CMS 자동이체 방식 등으로 당비를 납부해온 혐의로 교사 183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4명을 기소유예 처분했다. 기소된 교사는 공립 148명(현직 134명, 퇴직 14명), 사립 35명이다.
교과부는 "교사의 정치운동 금지 위반은 비위 정도가 무겁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해 배제징계(파면·해임)를 원칙으로 했다"며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표창 감경 또는 정상참작 감경을 금하고 사직원을 내더라도 의원면직 처리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징계 사유로 적용된 법률은 국가공무원법(정치운동 금지), 정당법(발기인 및 당원 자격), 정치자금법 등이며 사립교원도 사립학교법에 따라 규정을 준용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징계의 주체는 각 시도 교육청으로 현재 교육감 선거가 진행되고 있지만 징계 절차를 개시해 60일 내에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징계대상 교사들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불복할 수 있고 취소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집단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